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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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이 책은 버림받고소외되고사람이 살지 않고사람이 살 수 없는 장소들의 지명 사전이다._p11

 

_아이티를 찾은 외국인들은 상수시 궁전을 보고 서인도제도에서 가장 웅장한 건물 중 하나라며 경의를 표할 터였다.

 

건설 과정은 길었고평범한 아이티인 수백 명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아이티 사람들은 끔찍하고 치명적인 환경에서 고생스럽게 일했으며아주 사소한 죄로도 즉결 판결을 받아 총살형을 당했다._p48

 

 

인류의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은 항상 재미있다아는 내용이여도 그 관점에 따라다루는 소재에 따라 다르게 읽히기도 하고아주 다른 인사이트를 얻어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버려진 장소폐허 40곳을 통해 알아보는 세계사를, <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로 접했다.

 

인류의 역사를 품은 장소라는 것은 인간의 필요라는 의미를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이다개발문제로정치적인 문제로필요의 종결전쟁이나 임의의 파괴에 의해때론 자연재해까지 더해져서 그렇게 이유도 제각각이여서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소들은크리스토프 독재의 산물인 아이티 상수시 궁전남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해안을 따라 펼쳐져 있는 나미브사막이 잠식시킨 다이아몬드 생산으로 유명했었던 콜만스코프폭풍과 방화기물파손 행위로 지금은 나선 말뚝 몇 개 만 남은 영국의 웨스트피어멋진 풍경만 떠올렸던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의 기차 폐기장과 중산모 볼러의 도입과정사진을 보는 순간 첫 눈에 반했던 미국 뉴욕의 시청 지하철역정통적인 공포영화가 생각났었던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볼테라 정신병원 등이다.

 

 

지금은 관광지로 명맥을 이어가는 곳들도 있지만일단 버려진 장소폐허가 주는 쓸쓸함과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복잡한 감정이 드는 시간 이였다모두 그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고 생명이 충만 했을 텐데 그것이 빠져나간 장소들은 마치 사람이 죽었을 때처럼 처연한 감정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감정이 느껴지기도 했지만지은이가 이 책을 쓴 것은 단순히 추억하기 위함이 아니였다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었다:

 

잊혀서 완전히 사라진 대상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하지만 방치는 희망을 모두 포기해야 할 근거가 아니라 그 반대다버려진 장소는 다가올 세상을잔해에서 구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더 오래 더 열심히 생각해보라고 격려한다.”_p13

 

한편 무척 공감이 되는 생각 이였고이런 노력들을 계속 하고 있는 이들이 어딘가에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숙연해졌다. ‘구할 가치가 있는 것들’ 에 대한 기준이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모두 인류사의 부분이라는 전제로 생각해본다면 따라야 하는 바로미터는 그리 어렵지 않게 의견일치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또한 새로운 것도 좋지만 기존의 공간들도 개성과 특색을 살려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_끝없이 움직이는 나미브사막의 모래 언덕이 사람이 떠나버린 공간을 메웠다._p114

 

 

_잔 리틀우드의 뮤지컬을 개작한 리처드 애튼버러의 1969년 영화 <얼마나 아름다운 전쟁인가>는 브라이턴 바닷가를 배경으로 이 전쟁을 다룬다영화 속에서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은 그즈음 이미 시들어버린 웨스트피어를 배경으로 오래된 뮤직홀 음악에 맞춰 펼쳐진다._p143

 

 

_광대한 소금 평원 살라르데우유니의 가장자리에 새로 들어선 우유니 마을의 역은 이 노선의 중간에서 주요 환승역이 되었다어느 역사가는 이곳이 잉글랜드 철도 교통의 요충지인 크루와 비슷한 도시로 계획되었다고 평가했다._p221

 

_크리스털팰리스는 새로 생겨난 크리스털팰리스 공원의 중심지에서 빛을 반짝이는 코이누르 다이아몬드로 거듭났다. 1854년에 문을 열고 모형으로 가득한 백과사전이라고 홍보한 이곳은 가장 훌륭한 유원지가 되었다._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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