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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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어느 날 군이가 내 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라고 말한 것이다. 그 최초의 순간 이후 군이의 낱말 발화는 계속되었다. “”,“같은 신체 관련 언어와 ”, “지위같은 표현이 관찰되었다._p47

 

_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보호자 역시 이런 아이들의 행동이 사적인 동기(일부러 다른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려고)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언어의 부재 때문이다._p87

 

 

작년, 금년 동안, 농아부부에게서 태어난 코다에 대한 글을 많이 접해왔다. 선천적으로 듣기에 문제가 있어서 말하기까지 영향을 받은 이들의 수어를 통한 의사표현과 청인들은 절대 알 수 없는 지각과 다른 종류 듣기의 세계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나의 무지함에 대한 놀람은 물론이고, 다른 지각의 세계를 사는 이들을 만나는 듯 했었다.

 

허면, 언어의 부재로 소통에 문제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어떨까? 자폐, 발달장애, 청각장애로, 때론 심리적인 이유 등으로 말을 잘 못하는 아이들, 스물다섯 명의 언어치료를 담은 도서를 통해 그 예를 만날 수 있었는데, 바로 김지호 언어치료사의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이다.

 

이런류의 내용은 보통 건조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이 책은 수업 기록이라기보다는 한 편 한 편의 수필처럼 와 닿았다. 그만큼 저자의 대상자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글 속에 가득했기 때문이였을 것이다. 각 사례의 마지막에는 해당 아이에게 보내는 저자의 편지가 들어있었는데, 그 자체로 감동이였다.

 

언어라는 소통의 매개를 다루는 언어치료사의 인간에 대한 애정은 당연하게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진정한 소통이라는 것이 무엇일까를 읽는이에게 한 번 더 되짚어보게 하고 있었다. 우리는 언어를 잘 사용하고 있다고 믿고 있겠지만, 그 내밀한 본래의 기능은 얼마만큼 묵직하게 책임지려하는지 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지도 책 속의 각 언어치료법을 통해서 깊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종종 눈가가 촉촉해지는 참 따뜻한 언어에 관한 보고서다.

 

 

_가장 힘든 지점은 좋아지지 않는다는 선입견이다.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선천적으로 말하기 힘든 몸으로 태어난 사람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엄습한다. 그래서 겁을 먹게 된다._p117

 

 

_남이야, 너를 사랑한다. 네가 나쁜 마음을 먹어도, 형을 미워해도 너를 사랑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너를 사랑한다. 너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우리 앞으로도 서로를 사랑하며 살자._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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