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임볼로 음붸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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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펙스턴이 8주마다 우리 마을에 와서 회의를 연 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그때마다 우자 베키는 리넨 양복으로 빼입고펙스턴 대표단은 오래된 거짓말을 새로운 표현으로 되풀이한다회의가 끝나면 엄마와 야야는 울음을 터뜨린다코사와는 점점 허약해진다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우리는 포기하기 일보 직전이었는데콩가가 그들의 자동차키를 뺏었다._p75

 

 

주인공이 사는 아프리카 코사와는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이 죽어나가고 있다축 늘어진 작은 몸을 안고 부모들이 오열하는 소리가 더 잦아지고 있었고어른들은 이 원인이 미국 석유 기업 펙스턴의 유전 개발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외국 기업 펙스턴에게 국가가 자신들과 땅을 팔아넘겼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무기력함만 켜켜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광인 콩가가 형식적인 정기회의를 끝내고 가려는 펙스턴 대표단의 자동차키를 뺏으면서주민들은 이제와는 다른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뭉치게 된다그들을 포로로 붙잡고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고 한다....

 

그러다 한 명이... 병든 남자가 사망하게 되면서 뜻밖의 상황으로 가게 된다.....

 

이 땅의 역사는 바뀔 수 있을까?

주인공은 이 안에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에린 브로코비치와 유럽인들의 아메리카대륙 인디안 침탈의 중간지점 어딘가로 느껴졌었던 이 소설자본주의에 입각한 환경파괴의 피해를 오롯이 겪어내고 있는 현지 주민들그것도 기술보다는 전통의심보다는 호의가 먼저인 원주민들이 견뎌온 세월들이 너무 요란하지 않아서 슬픔이 앞섰다.

 

하지만 자신들을가족마을을 지켜내려는 그들의 투쟁은 너무 진심이고 처절해서 뭐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그곳에도 삶은 있어서 화자는 성장하고 세대를 이어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 어딘가에서 계속 진행 중인 현실 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아프리카가 주는 신비함을 놓치지 않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무척 매력적이였다종종 백 년 동안의 고독이 연상되는 부분들도 있었는데 언제나 이런 화법은 나를 푹 빠지게 한다술술 읽혔다.

 

우리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내 삶의 가치에 대한 사적인 고민과자본주의 경제논리에 대한 비판적인 고찰이 잘 맞물러 있는 훌륭한 소설이었다. ‘임볼로 음붸’, 작가 리스트에 바로 저장!

 

 

_종말이 가까이 왔음을 알았어야 했다어떻게 그걸 몰랐을까하늘이 산성비를 뿌리고 강은 푸르죽죽하게 변했을 때 우리의 땅이 곧 죽으리라 예상했어야 했다._p11

 

 

_우리의 일상이 된 혼돈이 울음소리를 덮었다어떤 아이는 내일 총에 맞아 죽을까봐 두려워서 울었고어떤 아이는 병에 걸려 다음 달에 죽을까봐 두려워서 울었다._p37

 

_땅속에 내린 관을 보면서 할아버지 한 명이 아픈 남자의 영혼이 무사히 조상을 찾아가고그의 건강을 회복시키지 못한 우리를 아무쪼록 용서하길 바란다고 말했을 때 우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어머니들을 쳐다보았다두려움과 슬픔과 공포로 몸이 조각날 것 같았다._p175

 

 

 

_... 우리는 사후에 끝없는 어둠 속에서 지옥불에 타고 있는 조상들과 합류하는 대신에 찬란한 아침이 영원하며 반듯한 길이 빛나고 정원에는 아름다운 꽃이 흐드러진 곳에 갈 수 있단다그곳에서는 모두가 서로서로 사랑하고치렁치렁한 하얀 옷을 입고서는 노래를 끝없이 부른다고 했다._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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