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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붙잡을 때 나는 체코로 이사했다
조수필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2년 7월
평점 :
_어차피 이렇게 된 김에 생각의 구조를 바꿔보는 건 어때?_p56
여행이나 타국생활을 소재로 하는 에세이들을 읽다보면 같은 장소도 방문형태가 다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행자체가 목적인 경우, 다른 나라에 정착해서 생활하는 경우, 한 달~1년 정도 임시거주자처럼 머무는 경우.. 등에 따라서 그 결이 참 다르다.
다른 나라에 정착해서 살게 되는 경우는,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거나 직장 때문에 온 가족이 이사를 해 온 경우가 일반적인데, <모두가 붙잡을 때 나는 체코로 이사했다> 가 바로 이런 경우다.
모든 게 쉽지 않았던 코로나 시국이여서 그 준비과정이 더 복잡하고 힘이 들었을 것은 당연한 일이고, 비행기 타는 날까지 아이팔이 다치는 일까지 있어서 시작부터가 정신없고 엄마로서의 걱정이 가득했다.
프라하공항을 거쳐 ‘오스트라바’ 라는 처음 듣는 도시까지의 여정도 생활감이 가득해서 현실적이였다. 아마도 아이가 있는 집은 다 공감을 할 듯 하다. 하지만 그렇게 도착한 도시는 숲이 많은 무척 아름다운 도시였다. 아파트 구조도 제각각이여서 독자입장에서는 간접경험의 즐거움이 있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이런 다른 구조가 적응해야하는 하나의 과제였다.
이렇듯 전반적으로 살림에 관한 내용, 타국에서 아이 키우기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 느낌이였다. 이런 점이 이전에 읽었던 여행에세이나 해외생활기와 많이 다른 점이였는데, 사실 이런 부분은 내 눈을 그닥 끌지 못했다. 아마도 내가 머무는 방식과 차이가 있어서 일 것이다.
하지만 이 가족들이 다니는 주변국 여행은 예쁜 사진들과 더불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나름의 여행코스를 미리 짜보기에도 충분해서 여행기로도 참 괜찮았다. 방송작가 이력답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가 몰입감을 높이는데 한 몫하고 있는 듯 하다.
결론적으로, 아이가 있는 가족의 해외현지생활 출발을 엿볼 수 있는 책으로 많은 이들이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은 책이다. 가족단위 여행을 계획중이거나 이주를 생각하고 있다면 참고도서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물론 사는 곳이나 여행지들의 사진들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도서다.
_... 나와 우리 가족은 이 나라가 가진 문화에 점차 길들여지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그래 뭐, 이 정도면 살만하네” 라고 편하게 말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_p118
_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여름 섬, 크레타에서 최상의 휴식을 만끽했다. 인생이 격동기를 지나고 있어서 몰랐는데 나에게도 ‘쉼’이 절실했나 보다. 코로나 시대에 해외 살이를 준비하며 몸과 마음도 극심한 모살을 앓았다. 지칠 대호 지쳐있던 내게 그곳에서의 며칠은 그냥 여행이 아니었다. 세상 그 어떤 약보다 효능이 좋았다._p184
_별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간 곳에서 의외의 감동을 받는 일. 이런 경험은 특히 여행길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라츠가 그랬다._p242
_무언가 불안하다는 건 잃을 게 있다는 얘기니까. 분에 넘치도록 행복하다는 반증일 테고 손에 쥔 행복이 달아날까 봐 겁이 난다는 뜻이니까. 그러니까 기어이 이 평화에 금이 간다 해도 또 다른 신기루를 찾아 길을 나서면 그뿐이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