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고양이들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마리아 기타르 그림, 백선희 옮김 / 뮤진트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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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세이, <작가의 고양이들>, 글 쓰는 작가와 이 작가의 글에 대한 지분을 주장하는 샤르트뢰 고양이 네 마리 이야기다.

 

일단은 각 고양이들의 소개파트들이 참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말하는 이는 키린이고 4살인데 어투가 당당하고 유머스럽다자긍심도 대단한 아이다이들의 대장오차는 여덟 살의 식탐 많은 냥냥인데 무척 다정하다그 다음 서열은 오차의 여동생 미즈기형으로 태어난 아이지만 작가가 제일 많이 얘기를 나누는 아이다.

 

그리고 키린의 동생인 페르뤼스는 항상 기분 좋은 긍정적인 아이이고 꽃을 무척 사랑한다정원의 꽃들 속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정말 잘 그려진 그림이 들어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이렇게 자기소개가 끝나면본격적으로 작가인 주인과 남편으로 옮겨가는데 전적으로 고양이 시선이다고양이답게 약간은 시니컬하게 작가의 뮤지선 남편을 동정하기도 하고 하는 부분도 무척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문학 자문위원이라고 주장하며 펼친 작가’ 라는 직업에 관한 고찰이 최고이다작가가 작업하는 동안 그들이 자기 곁에 머물 수 있도록 긴 의자를 구매했다는 것이 작업에 도움을 줬다는 첫 번째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그 의자에서 혹은 책상 위에서 고양이들은 각자의 자리에 머문다이렇게 다 도움이 되니깐 이 의자도 사게 된 것 아니냐는 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작가’ 의 작업의 어려움에 대한 내용은 예상외로 깊이 있는 통찰이 들어있어서 뜻밖에 집중하게 되었다글쓰기 작업의 어려움으로 겪게 되는 작가의 세 가지 난관 -좀쑤심의구심부인과 이에 대해 적재적소에서 자신들이 어떻게 도움 되었는가 까지 꽤 설득력 있게 들어있었으며 적당한 무게감에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좀쑤심으로 글쓰기가 잘 안되는 것 같은 때는 슬쩍 작가의 엉덩이에 몸을 찰싹 붙이거나 가르랑 거리고우아하게 작가의 눈을 쳐다보기도 한다그럼 다시 평온해져서 쓰기 시작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이건 참 아니다 싶은 대목은 우연을 가장해서 찢어버리거나 원고에 방귀를 크게 뀌거나 눈에 보이는 흔적을 남긴다그럼 한 번 더 그 원고를 보게 되고 종국에는 수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든든한 지원군인가어쩌면 모든 반려인들이 느끼는 바일지도 모르겠다키워본 사람은 누구나 안다조건없이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존재들이 바로 내 반려동물이라는 것을이 고양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든 아니든이런 시점이 아주 잘 반영되어 있었다바로 작가 뮈리엘 바르메리의 진심일 것이다삽화들은 또 왜케 사랑스러운지ㅎㅎㅎ

 

 

이 책은 아마도 평상시에 내 반려동물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가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에서 시작되어 내가 이 아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얻고 있구나..’ 하는 현재진행형으로 쓰여진 공감 100퍼 스토리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사랑스럽다!

 

 

_페트뤼스는 정원에서 꽃향기를 맡으며 몇 시간이고 지낼 수 있어요발로 꽃을 살포시 만지고 꽃밭에서 뒹굴죠._p29

 

_이 남편한테 연민을 기대할 수는 없어요작가를 견디고 있는 것만도 이미 대단한걸요시시때때로 작가의 저기압도 받아줘야 하고그저 자기 작업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로 쏟아내는 고약한 투덜거림까지 감내해야 하는 풀타임 상근직이거든요._p43

 

 

_사람들은 작가의 작업이란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잘 알지 못해요.

.....

 

근데글로 써야 하잖아요언어(이건 욕망과 회의가 잔뜩 실린 무시무시한 말이지요)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뜻이에요문체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더 괴롭지요(그러다 보면 불안과 공포가 엄습해오죠). 게다가 시적 정서까지 겸비해야 하고요(이건 뭐 지옥문이고요)._p50,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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