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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장미 -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리베카 솔닛 지음, 최애리 옮김 / 반비 / 2022년 11월
평점 :
_1936년, 한 젊은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10년 후, 더 지치고 더 현명해진 남자는 더 야심 찬 규모로 또 다른 정원 만들기에 착수했다. 잉글랜드 남부 월링턴의 작은 정원과 스코틀랜드 서해안에 있는 주라섬의 작은 농장으로 발전한 정원 사이 10년 동안, 그의 인생은 여러 차례 달라졌고 작가로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_p313
이 책을 읽으며 장미를 키우는 것이 이렇게 거창한 일인가? 하고 혹자는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르다.. 바로 조지 오웰의 장미이기 때문이다. 1984년, 동물농장으로 유명한 바로 그 작가 말이다.
차갑고 냉정하기만 할 것 같은 조지 오웰이 장미와 정원 가꾸기를 사랑했었다는 포인트에서 이 글은 시작한다. 리베카 솔닛이 이것을 발견하고 그의 행보를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상의 부조리를 풍자하고 저항하고 비판했던 오웰이 한편으로는 꽃의 아름다움, 정원을 가꾸는 즐거움을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이였다는 것을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주고 있었다.
이런 내용들은 내게도 색다르게 다가온 내용들이였다. 대표작 2개로 고정된 이미지로 각인되었던 한 작가가 뛰쳐나와 입체적으로 느껴졌다. 조지 오웰의 인생도 엿볼 수 있었던 것도 이 독서에서 얻은 큰 소득이였는데 행동하는 작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조지 오웰에 대해 아주 단편적인 것만 평생 알고 살았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시발점인데, 가꾸기의 소중함에서 느껴지는 그의 온기, 장미 하나로 다양한 상징성으로 풀어내는 저자 리베카 솔닛의 기후문제, 정치, 여성참정권운동, 제국주의의 노예 착취, 장미 산업 등, 놀라운 사고의 확장까지,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저자의 필력에 감탄 또 감탄 하다가 마지막 페이지였다. 오웰을 더 알아보고 싶어졌고 리베카 솔닛의 열렬팬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빽빽한 북마크가 얼마나 풍성한 독서였는지 말해주고 있다. 당연히 강추 도서이다. 마치 알쓸신잡의 다른 버전이랄까?
_.. 그녀의 생전에 살아 있던 나무들은 우리의 생애 동안에도 살아 있고, 어쩌면 우리가 떠난 다음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나무들은 시간의 형태를 바꿔놓는다._p15
_장미는 즐거움과 여가와 자기결정권, 내적인 삶, 물량화할 수 없는 것 등을 나타내지만, 장미를 위한 투쟁에는 때로 노동자를 압살하려는 고용주나 상사뿐 아니라 그런 것들의 필요성을 폄하하는 다른 좌익 분파들과의 싸움도 포함된다._p127
_월링턴에 그 정원을 만들고 정원에 장미를 심으면서, 오웰은 특정한 토양에, 그리고 싫든 좋든 자신의 것이며 자신을 둘러 싸고 있는 사상과 전통과 유대에 뿌리내리고 있었던 셈이다._p249
_화훼 산업에서는 사회, 노동과 관련된 쟁점들이 중요하고 우리가 여기서 하는 일도 그와 관련된 거지만, 환경적인 측면도 끔찍해요. 그것은 물을 고갈시키고, 동식물과 공기와 모든 것을 망쳐버렸어요._p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