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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 - 민용준 인터뷰집
장성용 사진, 민용준 인터뷰어 / 진풍경 / 2022년 8월
평점 :
_떠올릴 수 있다는 건 지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상실도, 성장도 오늘로 다다른 자에게만 허락된 세계다. 어떤 시절을 향한 추억도 그 시절을 건너온 자의 몫이다. 만남도, 이별도, 과오도, 성취도, 존경과 사랑도, 그 시절을 돌아볼 수 있는 자에게 용인된 시간이자 기억이자 역사일 것이다._p15
영화감독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민용준 인터뷰집, <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
긴 말이 필요없이, 이 책을 읽다가, 아니 읽기 시작하면서 인터뷰하고 글로 옮긴 민용준 칼럼니스트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잉하고 브런치 구독을 시작했다. 본문의 인터뷰 내용보다 각 감독 챕터의 글쓴이의 말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영화 저널리스트이자 대중문화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포문을 여는 각 영화에 대한 글이 뒤에 나오는 감독들과의 인터뷰를 읽어가는 동력으로 충분히 작용을 하고 있는 경험을 한 시간이였다.
영화에 대한 좋은 책 한 권과 글쓰는 이를 만난 것 같아서 무척 기쁘다. 강추하고픈 도서다.
(개인적인 조언을 하자면, 뒷얘기가 궁금하고 기억에 남은 영화들의 감독편들을 먼저 골라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인터뷰 형식의 글은 흥미롭지 않으면 지루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_인생에 되돌리기 버튼은 없기에 필연적으로 뒤따라오는 후회와 아쉬움을 피해 달아나기만 하는 것 같아 대체로 서글프지만 때론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이기에 다가오는 매일이란 그만큼 소중하고 절실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어떤 영화보다도 영화 같은 기억이 된다._p141
_무엇보다도 <우리들>에 이어 또 한 번 마주하는 아이들의 시선이 너무 맑아서 시리고, 아이들의 성정이 너무 고와서 쓰리다. 그럼에도 끝내 투명하고 단단하게 자란 마음이 되레 보는 이의 양 손에 용기와 위안을 쥐여주고 마는 것 같아 마음이 출렁인다._p354
_엉뚱하고 희한한 감각의 나열 끝에서 예민하고 묵직하게 떨어지는 여운, <메기>는 지금껏 등장한 수많은 한국 영화 속에서 보지 못했던 감각의 인력을 형성하고 체감하게 만드는 작품인 동시에 예민하게 현실을 환기시키는,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절묘한 콜라주 같은 영화다._p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