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춘 - 코펜하겐 삼부작 제2권 ㅣ 암실문고
토베 디틀레우센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평점 :
코펜하겐 삼부작 두 번째, 청춘편을 읽었다. 어린시절부터 범상치 않았던 저자는 성장하여 한창때에 사회에 들어가게 되었다.
1918년 덴마크에서 태어난 저자, 토베 디틀레우센.
여성의 인생이 지금보다도 훨씬 더 틀에 얽매였던 시대, 거기에 하층계급이라서 가정부 등을 전전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을 초반부터 자세히 언급하고 있었다.
특히 내가 집중했던 바는, 이런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글쓰기에 대한 열망, 특히 시를 쓰고자하는 바램을 쉴 새 없이 내비치는 저자의 목소리였다.
글 한 줄 쓸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저자의 마음이 특히 와닿았다, 종국에는 인정받았던 이 에세이의 주인공에게서 사회가 요구하는 일반적인 틀을 넘어 자신을 잃지 않고 존재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를 얻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은 파릇파릇한 청춘의 시기이지만, 어쩌면 그때 이미 우리는 모든 답을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감상적이기만 한 에세이가 아니라, 깔끔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글이여서 좋았고, 이 저자처럼 글을 쓰고 싶다. (물론 번역의 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린 시절 편보다 청춘이 재미있었고 기억에 더 남는다. 마지막 한 편도 기대된다.
_나는 어린 시절에 내가 두려워했던 것을 하나 떠올린다. 착실한 숙련공. 나는 숙련공에 대해서는 아무런 거부간도 없지만, 미래의 모든 밝은 꿈을 가로막는 건 ‘착실한’ 이라는 단어다._p22
_다만 정말로 간절히, 진짜 시를 쓰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하나 갖고 싶다. 네 개의 벽이 있고 문이 닫힌 방 안에 있고 싶다. 침대 하나, 테이블과 의자와 타자기 한 대, 아니면 종이 한 뭉치와 연필, 그거면 된다. 아니, 아니다. 잠글 수 있는 문도 있었으면 한다. 열여덟 살이 되어 집에서 이사를 나가기 전까진 나는 이것들 중에 어떤 것도 가질 수가 없다._p99
_어머니의 대답은 퉁명스럽다. “근데 그건 쟤가 알아서 할 일이잖아. 쟤가 글을 쓰고 싶어 한다면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는 건 분명해.”_p103
_죽음은 내가 한때 믿었던 것처럼 부드럽게 잠드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잔인하고 추악하며 역겨운 냄새를 내뿜는다. 나는 두 팔로 내 몸을 감싸 안은 채 내가 젊고 건강하다는 사실을 만끽하며 기쁨에 젖는다. 그렇지 않다면 내 청춘은 당장이라도 없애 버리고 싶은 하나의 결함이자 방해물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_p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