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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평점 :
_나는 여기서 죽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 당장.
매 순간이 마지막이 될 것처럼 느껴진다.
“움직여.” 남자가 위협하듯 내뱉는다.
나는 걷기 시작한다._p7
팽행우주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들을 보면, 가장 궁금하면서도 모순적인 존재는 바로 다른 우주의 ‘나’ 인 것 같다.
그래서 때로는 서로 만나면 뒤틀림이 생기는 근거 있는 설정을 하기도하고, 경쟁구도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여러 가지 플롯들 중, 강제적으로 팽행우주의 다른 내가 된 스토리를 골조하고 있는 소설이 ‘30일의 밤’ 이다. 시작부터 흥미진진하고 호흡이 빨라서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을 것 같은 스릴러소설이기도 했다.
도망자가 된 ‘내’ 가 되어 한참을 달리다 보면 예상치 못한 전개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수많은 나에게 쫒기게 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이 이야기는 인생의 선택에 관한 스토리다. 다중우주가 나오고 많은 다른 내가 언급되지만, 가 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과 후회가 소설을 이끌어 가는 트리거 역할을 하는 듯 했다. 보면 결국 원하는 인생은 한 가지 이고 이것을 이룬 ‘나’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있었다. 그래서 뺏으려고 하는데.... 이 삶의 주인의 선택이 또 남아 있었다...
긴박하게 전개되는 스릴러 성격의 SF여서 재미있었고, 정서적인 면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과학적인 내용들을 약간은 더 자세히 다뤘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작가가 말하고 싶은 바는 결국 인생에 대한 것인 것 같아서 그런 아쉬움은 접을 수 있었던 결말이였다.
마치 영화 같은 소설 한 편이다.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는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_다니엘라에겐 이토록 열정적이고 이처럼 자신감 넘치는 남편을 본 것이 정말로 오랜만이다. 그는 의욕에 불타고 자신의 삶과 또다시 사랑에 빠져있다.
.....
그가 말한다. “그 순간 눈앞에 지나온 삶이 주마등처럼 스쳤던 건지 뭐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날 집에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이 다르게 느껴졌어. 더 생생했다고 할까. 당신이 특히 그랬어.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마치 당신을 처음 보고 있는 것 같고 긴장돼서 가슴이 벌렁거려...”_p180
_그가 이런 짓을 한 건 내 자리를 대신 차지하기 위해서였다._p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