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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8월
평점 :
_... 이 술로 말하자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입에 머금을 때 마다 꽃이 피는데 그것은 입 안에 아무 맛도 남기지 않고 그대로 배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작은 따스함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것이 정말 깜찍해서 마치 배 속이 꽃밭이 되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_p80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애니메이션 ‘밤을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동명 원작 소설을 읽었다.
일본에서는 누적판매부수 150만으로 스테디셀러라고 한다.
그녀가, 밤놀이에 심취한, 술에 취하는 밤을 선배들 틈에 끼어 보내게 된 이야기를 진득하게 혹은 판타지처럼 그려내고 있었다. 뜻밖에 성추행 장면에 놀라고, 술에 취한 상태를 오락가락 하는 듯한 여정에 정신이 없었다. 어디까지가 주인공의 현실이고 어느 선이 환상인지 오락가락 한다.
의식의 흐름대로 움직이는 다양한 인물들은 ‘나’의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듯 했다. 아마도 지독하게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라서 그럴 것이다.
전체적으로 내가 느낀 바는 ‘그녀’를 쫓는 ‘나’의 혈기왕성한 대학생활과 공상에 빠졌던 것 같았고, 독특한 작가세계와 전개법이 흥미로운 소설이였다. 누구나 겪었을 법한 평범한 상황과 감정을 다소 이상하게 그려놓았다.
호불호가 확실할 것 같은 이 소설은 초반의 혼란스러움을 각오하고 읽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마치 주문 같은 이 말, “밤을 짧아, 걸어 아가씨야.” - 개인적인 해석은 까르페디엠!
_병아리 똥같이 작은 나는 어쨌든 아름답고 조화로운 인생을 목표로 앞을 향해 걸어갈 것입니다.
...... 그 말이 내 몸을 지켜주는 주문처럼 느껴져 작게 소리 내어 말해보았습니다. “밤을 짧아, 걸어 아가씨야.”_p91
_혼자 걸어가는 걸 시위 행진이라고 할 순 없지요. 나는 쓸쓸한 기분이 들어 운동장과 종합관 사이를 오락가락했습니다. 등에는 비단잉어, 오른손에는 플래카드, 목에는 달마오뚝이 목걸이를 건 화려한 모습이었지만 마음속에는 찬바람이 불었습니다._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