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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무게 - 우리를 살리고 죽이는 말의 모든 것
뤼시 미셸 지음, 미리옹 말 그림, 장한라 옮김 / 초록서재 / 2022년 7월
평점 :
_성폭력이나 폭력, 인종 차별적인 말과 행동을 가리킬 때면 ‘사고’나 ‘일탈’이라는 단어가 매우 자주 쓰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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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이라는 표현은 범죄를 저지를 사람의 책임이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다고 느끼게 합니다. 더 나쁘게는 이렇게 생각하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잖아. 고작 그런 일로 일자리에까지 위협을 받는다면 너무하지 않나?’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그런데 일탈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권력을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주로 성공한 백인 남성들이지요.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논란을 일으키면 어떨까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하며 결코 용서하지 않습니다._p13
위의 문단은 <말의 무게>중 두 번째로 나오는 내용의 일부이다. 이것만 읽어봐도 이 책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세상에 나왔는지 짐작가능하다.
혐오, 언어폭력, 인종차별, 외모비하, 성차별, 성희롱, 가스라이팅, 젠더이슈, 정체성, 욕, 맞춤법, 사투리, 이모티콘, 이모지 등 말로 행해질 수 있는 사회적, 정치적, 심리적 요소들을 다 다루고 있었다.
간단명료하고 약간의 차이점은 있을 수 있겠지만 기반이 되는 패러다임은 우리 사회 인식과 많이 닮아 있어서 문제의식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읽으면서 내가 하고 있는 말에 대한 검열도 자연스럽게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무엇보다도 명쾌하다는 점이다. 빙빙 돌리지 않고 핵심만 딱딱 꼬집고 있는 것이 시원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화나게 만들기도 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정말 얇은 책인데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듯한 말에 관한 책이였다. 프랑스 책인데 저자 뤼시 미셸은 이런 힘든 내용들도 참 전달을 잘한다는 느낌이였다.
말의 무게를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훌륭한 책이다.
자녀가 있다면 같이 보면 좋을 것 같고, 교육용으로도 그만이다. 물론 성인 어른들은 필수로 읽어야하는 내용이다.
_여자아이에게 “너는 꼭 남자아이처럼 말하는구나.”라고 건네는 말은 여성의 지위를 낮춰 보는 표현입니다. 또한 여성은 절대 남성과 동등하게 평가받지 못한다고 지적하는 행동이기도 하지요. 이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차별을 넘어서는 첫걸음일 것입니다._p51
_이모지를 어떤 뜻으로 사용했는지를 이해하려면 맥락이 분명해야 합니다._p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