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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 코로나19로 남극해 고립된 알바트로스 호 탈출기
김태훈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1월
평점 :
어떻게 남극을 갈 생각을 했을까?
누군가는 갔고, 코로나19로 남극해에 고립까지 되었던 스토리가 담긴 여행기가 나왔다.
무슨 남극 탐험기 같았던 이 여행에세이, 그동안 읽어왔던 여행기들과는 정말 많이 달라서 매 챕터 긴장감으로 두근거리며 봤던 것 같다. 왜냐하면 코로나 초창기가 어땠는지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여기저기 해외 상황들을 보며 지금 한국에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었는지 모른다.
내 경우에만 해도 해외에 나갈 계획을 다 세워놓고 바로직전 가을부터 팬데믹발생직전인 구정때까지 여기저기 다른 나라 일 보고 들어왔었기 때문이다. 3~4월이면 상황이 끝나겠지 하던 것이 지금까지 눌러앉게 되었다.
바로 이런 시기에 지구 저 편 망망대해 선박에 고립되어 보낸 저자의 상황이 어떤 소설보다도 나를 긴장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였다. 낯선 남극여행 경로로 색다른 여행에 대한 재미로 시작하여 어느 항구를 가도 받아주지 않아 물 위 생활을 계속해야 했었던 시간들 까지, 읽는 내내 푹 빠져 들어서 읽었다.
위기 상황에서의 다양한 인간들도 등장하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물들의 생태, 과거 남극 탐험기 에피소드들까지... 이렇게 다채로운 여행기는 처음이였다. 고난 극복기와도 같았던 에세이는, 한편, ‘생존이란 무엇인가?’, ‘내가 같은 상황이였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질문을 내 자신에게 던지며 읽었는데.... 저자와 함께 막바지에 내쉴 수 있었던 안도의 한 숨이 적당한 해답이였던 것 같다.
적극 추천하고픈 여행에세이이다.
_드레이크 해협의 아래에는 남극순환해류가 흐르고 있다. 이 남극순환해류는 남극대륙 전체를 오른쪽 방향으로 감싸며 흐르는데, 이로 인해 태평양이나 대서양에 있는 따뜻한 해류가 남극해로 접근하지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남극을 고립시켜 더욱 춥게 만든다. 바로 이 남극순환해류가 흐르는 드레이크 해협을 건너야만 남극에 도달할 수가 있다._p37
_높이 100여 미터가 되는 얼음 절벽(빙붕)들이 우리배 주변을 스쳐지나갔다. 빙붕의 넓이는 수십 킬로미터는 족히 되어보였다. 사람들은 배의 꼭대기 층(옥상)이나 갑판에 나와 거대한 빙붕을 구경했다. 간간히 바닷물이 얼어붙은 해빙과 빙붕에서 떨어져 나온 수십미터 크기의 얼음 조각들도 바다 위에 떠다니고 있었다._p73
_100년 전 섀틀턴과 남극으로 갔던 선원들도,
영화 속에서 인듀어런스 호를 타고 우주를 향했던 사람들도,
훗날 그들 앞에 펼쳐질 일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듯이
섀틀턴의 항로를 따라가는 우리 앞에 닥쳐올 일을..... 그땐 우리도 짐작조차 못하고 있었다._p106
_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밖에 서있던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결국 버스는 우리를 남긴 채 떠났다._p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