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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가 놓인 방 ㅣ 소설, 향
이승우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4월
평점 :
간만에 찐한 연애소설을 읽었다.
이승우 작가의 ‘욕조가 놓인 방’.
직설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제목에,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탐구가 가득한 내용이였다. 소설이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독백으로 심리를 펼쳐놓은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다소 남성위주의 시선으로 느껴지는 감성이라서 몰입에 방해가 되는 지점들도 있었다.
사랑이라는 것이 이렇게 분석적이고 복잡할 일일까 싶다가도 모두 자기만의 표현방식을 가지는 것이 또 그 감정이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소설이였다. 찐득하고 답답해서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면은 있었지만, 저자의 내면을 표현하는 섬세한 필체가 매력 있는 책이였다.
_그런데 사랑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이 질문이 불편하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사랑이 시작된 시점을 정하는 시점은 단순하지가 않다. 세상의 모든 연인들은 사랑이 시작된 시점을 규정하는 데 있어 두 가지 상이한 입장을 취한다._p34
_젊음이나 늙음에 대한 인식이 자각적이고 도 상대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서른일곱이라는 자연의 나이와 상관없이 젊음의 거침없음의 아름다움을 그저 부러워하는 당신은 이미 젊다고 할 수 없었다. 젊지 않다면 늙은 것이다. 서른일곱의 늙은이라니. 그런데 당신은 정말로 늙었는가._p59
_그녀는 당신을 기억하지 못했다. 당연한 일인데도 당신은 좀 섭섭함을 느꼈다. 기억을 상기시키기 위해 당신은 카리브해의 방파제와 달빛이 만든 길을 이야기해야 했다._p83
_그러나 당신은 그녀가 전해주는 마야인들의 신화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당신은 그녀의 눈을 쳐다보며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대단한 인연’에 대해 생각했다.
신화의 영역이 아닌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해할 이유가 없는 곳이 아닌가. 우연이든, 기적이든, 이곳에서라면 그저 일상에 불과할 뿐_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