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드 오브 라이프 -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사사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2월
평점 :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재택의료 현장에서 만난 이들을 취재하면서 완성된 논픽션인, <엔드 오브 라이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말기 암 환자들의 재택의료를 다루고 있다. 의학적으로 깊이 설명하고 있다기 보다는 죽음을 목전에 둔 이들의 개인적인 사연과 당사자들의 변화, 같이 하는 주변인들 이야기, 그리고 본인의 느낀 바, 이런 내용들이 위주이다.
구성상의 독특했던 점은, 여러 대상자들, 의료현장에 있는 이들이 단편처럼 등장하는 한편, 저자의 친구로 방문간호사 생활을 오랫동안 해오던 모리야마가 췌장 원발의 말기암 판정을 받고 투병을 하는 과정, 마지막까지 함께한 시간들에 대한 내용으로 책의 주축을 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친구에 대한 자세한 스토리는 한 발자국 뒤에서 읽을 수도 있었던 내용에 무게감과 현실성을 더 부여해주고 있었다.
종종 ‘우리는 왜 죽음을 보며 생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될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덤덤하지만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던 내용들은 당장 오늘의 삶이 팍팍하다 느껴질 수 있는 우리네 하루를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시한부를 판정받고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들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고, 죽음이라는 것은 단순히 멀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배울 기회를 죽음을 앞둔 이들을 통해 가져야 한다고 조용히 건네고 있다는 점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
재택의료 시스템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고 머지않은 우리사회에 적용되었을 모습도 예측해 볼 수 있었던 것도 의의 있었다.
겨울 막바지에 가슴 따뜻했던 책, ‘생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엔드 오브 라이프> 였다.
_모리야마는 간호사라는 역할에서 내려와 자연인 모리야마를 내게 모여줬다. 그 모습은 직업으로 병을 대하던 때와는 역시 많은 면이 달랐다. “몸이 달라지니 나 자신도 달라져버렸어요.”_
_후회하는 게 아닐까 두려워하며 전전긍긍하는 하루하루가 아니라, 지금 살아 있는 이 빛나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게끔 도와주면 좋겠어요._
_멋대로 살아온 사람에게도 배울 것은 있는 법이다. 그러니 좀 더 당당하게, 마음 가는 대로 살아도 좋을지 모른다. 어차피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니 말이다._
_모리야마는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죽음을 멀리하니까 아이들이 죽음을 배울 기회를 놓치게 돼요. 죽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다채로운 것들을 많이 가르쳐 주는데. 그게 참 안타까워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