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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모든 부분을 다 기억하고 싶었던 이 책, ‘메타버스 사피엔스’.
뇌과학자, 김대식 저자는 메타버스의 필연성과 인류의 진화, 특징, 역사, 메타버스를 가능하게 하는 뇌의 특성, 새 시대의 의의 등 까지, 이 변혁의 시기를 과학적이고 인류학적으로 다뤄주고 있었다.
다루고 있는 내용에 비해 얇다고도 느껴질 수 있는 약 160페이지에 제법 가독성 좋은 활자크기였는데, 내용의 흐름이 한 번도 끊긴 적 없이 술술술 완독할 수 있었다. 또한 어찌나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지 다 읽고 나니 여러 분야를 메타버스 사피엔스라는 주제로 관통해서 알아볼 수 있게 된 듯하여 읽은 보람도 느끼게 해주는 책이였다.
챕터마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전부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는 특히 4장 기계가 만들어 내는 현실들과 6장 몸을 가진 인터넷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4장에서는 ‘모라벡의 역설’이 인상 깊었는데, 이것은 “바로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컴퓨터에게 쉬운 것은 인간에게 어렵다는 역설”인데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가 발달함에 따라 문제점 중 하나로 떠올랐다고 한다.
이 차이는 데이터의 속성과 관련이 많은데, 정량화가 가능한 데이터와 정량화 불가능한 데이터로 나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빅 데이터 시대’에는 정량가능한 데이터 보다 정량화가 불가능한 데이터가 훨씬 많다는데 있다. 그래서 정량가능한 값에 탁월한 컴퓨터는 인공 신경망으로 발전해 나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규칙이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집어넣으면 기계가 나름의 규칙을 찾아낸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한다. 정말 흥미로운 지점이였다. 어떻게 기계가 그런 규칙을 내어놓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지금의 연구자들이 하는 일이라고 하니, 하나의 생명처럼 느껴졌다.
6장의 ‘몸을 가진 인터넷’ 이란 용어는 바로 메타버스를 이전의 인터넷 형식과 차별점을 두며 표현한 말로서 메타버스의 특징을 아주 잘 설명해주는 것이였다. 거기에 필터 버블과 같은 인터넷의 문제점을 짚어주고 넘어가는 것도 놓치지 않고 있었다. 편가르기의 인간속성을 아주 잘 나타내는 편향적 관점으로 이용자에게 정보를 선별적으로 제공하는 필터 버블은 온라인으로 넘어간 싸움터처럼 생각되었다.
저자는 지금을 ‘21세기 대항해시대’로 비유하며, 인터넷을 통해 성장하고 관계를 맺는 Z세대의 뇌가 어떻게 다른지를 잘 설명해주면서 마무리 하고 있었다. 이 Z세대의 고향은 인터넷이고 성장의 결정적 시기를 그 속에서 넘어왔다는 것이다. 정말 그러네 할 수 밖에 없었던 대목이였다.
이어서 메타버스상의 개인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들을 던지고 있었다. 그 설명으로 전개되는 내용들은 인간의 이기적으로 작동하고 발달하는 유전자였는데, 바로 자아 확장으로 이르는 것이였다. 저자에 따르면 ‘뇌과학적으로는 인간의 자아를 디지털 현실로 확장할 준비는 이미 갖추어져’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메타버스 디지털 현실이 완전히 구현될 날은 꼭 올 것이고, 이 거대한 여정을 시작하게 된 호모 사피엔스는 대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것은 인류 역사의 세 번째 장이자 마지막 장일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적고 있었다.
온통 메타버스 시대를 기술적, 경제적 활동으로만 강조하고 어서 합류하라고 채근하는 분위기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같은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