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평점 :
_온몸의 세포는 절대 일기장을 열어보면 안 된다고 격렬하게 외치고 있었지만 망할 손은 이미 첫 페이지를 넘기고 말았다. 말로만 듣던 ‘버킷리스트’가 나왔다._
절대 상대방에게 마음을 빼앗기면 안된다는 조건으로 시작한, 시한부 그녀 제이와 100일 연애계약을 맺은 그 남자, 세계.
그런데, 약속한 100일을 충분히 채우지도 못하고 그녀의 상태는 안좋아졌다......
함께한 기간 동안, 그녀, 제이의 버킷리스트를 같이 실천해가면서 겪는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선들이 참 매력적인 로맨스 소설이였고, 엽기적인 그녀가 연상되는 여주인공 캐릭터가 참 매력적이였다.
이 계절 딱 맞는 알콩달콩, 그리고 가슴 절절한 사랑이야기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변화를 주고 받고... 또 이런 맛이 사랑이지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영상으로 만들면 좋겠다 싶은 주옥같은 문장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달달한 로맨스로 심장에 마구마구 무리를 주고 싶은 모든 로맨티스트들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_냄새는 음악처럼 순간을 기억한다. 그녀가 나의 시도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정수리에 올렸던 손바닥을 코에 대고 숨을 들이마셨다. 순식간에 밀려들어 온 체향은 아스라이 멀어지는 그녀를 내 앞에 데려다 놓았다._
_“옷이라는 건 말이지, 저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같은 거야. 봐봐. 창밖의 풍경은 시간마다, 날마다, 달마다, 계절마다 변해. 당연히 옷도 거기에 맞춰서 갈아입어야 하는 거고. 자연의 이치고 우주의 섭리야.”_
_무언가에 집중하는 그 시간을 존중해 주고 싶어서 소파로 자리를 옮기고 내 존재를 의식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그녀만의 시간 활용 방식을 배우려 노력 중이다. 제이의 시간은 상대적이고, 탄력적이다. 스스로의 삶을 ‘지배’하는 사람에게서만 나오는 고도의 기술이 아닐까 싶다._
_“난 운이 좋은 것 같아... 느닷없이 죽진 않았으니까. 이렇게... 마지막 인사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건.... 기적이야.”_
_사랑할 때 지표가 되는 건 사랑한 기간이 아니라 ‘상대방의 인생에 얼마나 강렬한 획을 그었는가’일 것이다. 내 인생을 말하자면 그녀는 만나기 전과 후로 정확하게 나뉜다. 남은 생을 다 살아보지 않고도 장담할 수 있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