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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평점 :
최근 1~2년 사이에, 죽음에 대한 에세이들을 종종 접했는데, 주로 떠나는 입장, 즉 나의 죽음에 대한 초점을 주로 다루고 있었던 내용들이였다. 그래서인지, 죽음 이라고 하면 남겨진 이들에 대한 생각은 해보지 않았었다. 아마도 거기에는 내 현재 상태도 영향을 줬을 것이고, 인간이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먼저 하기 때문일 것이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도 ‘죽음’을 매개로 삼는 소설이다. 하지만 떠난 이가 아닌, 남겨진 이들에 대한 3편의 이야기이고 모두 남성이고 남편이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배경은 각각 달랐다.
내가 읽은 이 소설은, 이들의 애도의 방법과 가까운 이의 죽음이후에 삶을 이어가는 모습, 견뎌내는 돌파구에 관한 독백 같은 것으로 느껴졌다.
갑작스레, 아내와 아들, 그리고 아버지까지 떠나보낸 토마스.
그는 뒤로 걷기 시작하는데, 숙부는 애도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인생에서 소중한 모든 것을 빼앗긴 것에 대한 반발심이였다. 그 원망의 마음은 인생을 황폐해지게 만들게 된다. 그러다 율리시스 신부의 일기를 발견하게 되고 궁금함이 커진다. 그렇게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향하는 그는 마치 구도자 같았다.
부검의, 닥터 로조라는 어느 날, 아내 마리아의 방문을 받는다. 부부가 즐겼던 살인 미스터리의 규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녀가 가고 나서, 다른 ‘마리아’가 오는데, 남편의 시신을 가져왔다고 한다. 사사로운 부부이야기를 닥터 로조라에게 털어놓는다. 다음 날 아침, 멜루 부인이 발견한 부검서류의 인적사항은 ‘라파엘 미구엘 산투스 카스트루, 83세, 포르투갈의 높은 산 투이젤루 출신’ 으로 적혀있었다.
지역구 활동을 할 필요가 없어진 피터 토비는 멋진 아파트를 강변에 마련하고 아내 클래라와 오붓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몸이 쇠약해진 아내가 떠나버렸다. 실의에 빠져있는 그를 위해, 동료가 기분 전환 삼아 다녀오라고 권한 영장류 연구소에서 ‘오도’를 만났다.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문득 포르투갈을 가기로 한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이 세 인물에게 집은 ‘사랑’이였을 것이다. 집을 잃고, 집으로 향하고... 집을 찾아가고... 내가 ~를 영영 잃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아니 어떤 상태가 되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어떤 여정을 떠나게 될까?
삐딱하고 해답을 찾아서 미칠 듯이 길을 떠나는 토마스, 삶과 죽음이 구분되지 않는 듯 보이는 닥터 로조, 떠난 듯 보이지만 집으로 돌아온 듯한 피터까지... 그들을 응원하는 마음에는 내 자신으로 투영되는 상처들이 보였다. 계속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 그들을 통해 나의 이유들도 입안에 담고 품어내고 있었다.
_아이들은 놀기 마련이다._ [‘집을 잃다’에서]
_가볍게 미소 짓고 작별의 눈짓을 한 후, 그녀는 사무실에서 나가 복도를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가 아내를 쫓아서 밖으로 나간다.
“잘 가오, 나의 천사. 선물 고맙소. 사랑하오.”_ [‘집으로’에서]
_집으로 돌아오자 피터는 뭔가 다른 느낌이 드는지 이 방 저 방을 둘러본다. 이제 벽에서 추억들이 새어 나올까? 작은 맨발로 타박타박 걷는 소리라도 들릴까? 젊은 부모가 어린아이를, 아직 미래가 신비에 싸인 아이를 품에 안고 나타날까?
아니다. 이곳은 집이 아니다. 그가 오도와 함께하는 이야기가 집이다._[‘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