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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레 드 발자크 - 세기의 창조자
송기정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11월
평점 :
한 인물을 30년 동안 연구(?)한다는 것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역사 속에 한 획을 그은 한 작가를 오랜 시간 쫓는다는 것은 바로 이 책, <오노레 드 발자크, 세기의 창조자>라고 말하고 싶다.
단순히 발자크의 인생만을 다루지도 않았고, 그저 시대상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너무 작품위주로만 따로 다루고 있지도 않았다.
그가 살았던 파리시내 지도부터 시작하여, 당시 상황을 어떻게 작품 속에 녹아냈는지 세세히 설명해주고 있었고, 발자크 개인사를 토대로 한 작품들의 배경서사, 19세기 과학 편에서 다룬 동물자기를 통한 발자크의 과학에 대한 철학, 그리고 그의 작품들에서 빠질 수 없는 돈에 관한 내용과 법 관련 내용과 예시들, 그리고 <철학연구>의 소설들과 <인간극> 인물들 소개로 맺음을 하고 있었다.
각 챕터를 지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데는, 그의 작품들 속 상황과 장면들을 분석하여 챕터주제에 따라 적절하게 넣어놓았기 때문이였다. 다소 어려워 질 수 있는 내용들이였으나, 그의 풍자적인 작품들 해석과 더불어 설명을 더하니 훨씬 풍부해져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거기에 큼직한 활자와 신경 쓴 구성도 가독성을 높이는 데 한 몫하고 있었다.
그의 대표작, <인간극>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었으며, 마지막 챕터에서는 여기에 담겨있는 단편들 속의 인물들 설명을 넣어놓아서 그 소설들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인간극’.. 찾아서 읽으면서, 혹은 읽은 후에 이 책을 다시 열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발자크를 알고 싶은 이들에게도, 한 작가에 대한 이해와 분석은 어떻게 하는가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_아브랑테스 공작부인으로부터 전해 들은 마차 약탈 사건은 소설의 소재를 제공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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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장에서 작가는 브르타뉴 지방의 특징과 역사적 상황을 설명한다. 브르타뉴는 지리적, 민속적, 문화적으로 아주 독특한 지방이다.
..... 브르타뉴는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되어 있었다. 땅은 척박했고, 협곡과 급류와 호수와 늪으로 둘러싸여 제대로 된 길도 운하도 없었다. 폐쇄적인 그곳 사람들은 거칠고 사납고 무식하고 광신적이었다. 미신적이기도 했다._ [‘역사는 어떻게 허구와 만나는가?’에서]
_혁명군에게는 정규군의 전투가 아닌 외교술이 필요했다. 군사만으로는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기가 아닌 전략을 통한 전투의 필요성으로부터 <올빼미당원들>의 일화가 탄생한다._ [‘역사는 어떻게 허구와 만나는가?’에서]
_세계 문학사에서 발자크만큼 법과 관련된 소설을 많이 쓴 작가는 없을 것이다. 법전은 발자크 드라마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그의 법 관련 지식은 종종 지나치게 전문적이어서 법률 용어에 낯설거나 법적 지식이 부족한 독자는 <인간극> 독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법률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허다하다._ [‘발자크와 법’에서]
_라파엘이라는 당시의 전형적인 젊은이의 삶에 ‘나귀 가죽’이라는 환상적 요소를 개입시킴으로써 작가는 현실과 초월의 균형을 취함과 동시에 과도한 욕망에 의한 인간의 파멸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다룬다._ [‘<철학연구>에서 <풍속연구>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