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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생활기록부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나혁진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스스로도 한심하게 살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은, 만취한 어느 비 오는 날, 연쇄살인범에 의해 죽게 된다. 갑작스럽게 유령이 되었는데 유령생활도 녹록치 않다.
나름 적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유령이 된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의지가 되기도 하고 정도 쌓이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다. 헌데 이 아이의 죽음의 실체를 추리를 해보게 되고 내린 결론을 아이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자, 아이 유령이 사라져버렸다...... 어라? 왜지?
아마도 유령 스스로가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납득을 하게 되면 그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나 보다..... 그럼 왜 나는 여기 있지? 연쇄 살인범에 의해 죽은 것도 나 스스로 이해가 필요한 것일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암튼, 다시 혼자가 된 주인공은 5년전 헤어진 옛 애인의 소식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찾아가게 되는데, 그녀는 5년 전처럼 예쁘다......
유령이 되었으나, 살아있을 때나 별반 나아진 것이 없어보이는 주인공, 책 도입부는 솔직히 지루한 감이 있었다.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예상도 잘 되지 않았고, 뭔가 신비로운 현상 같은 것에 대한 내용도 없다. 그저 생활 소설 비슷한 느낌이였다.
하지만 아이유령이 나오는 부분부터 속도감이 생기면서 몰입이 되기 시작하였다. 심플하지만 죽음에 대한 이유를 찾아가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옛 애인을 쫓아다니는 부분이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는 내용들은 읽는 이에게 충분한 공감을 주고 있었고, 사건으로 이어지는 전개가 긴장감을 고조시켜서 한 편의 스릴러를 보는 듯 했다.
계속 한 편씩 독립적인 플롯들이 이어진다. 그래서 막바지에는 이 책의 장르가 궁금해진다. 성장소설, 드라마소설 같다가도, 스릴러나 추리소설 같기도 하고, 부분 판타지 같았기 때문이다. 잘 살아야겠다는 평범한 교훈일지라도 어떻게 풀어가냐에 따라 잘 쓴 소설과 지루한 이야기로 나뉠 것이다. 이 소설은 잘 쓴 이야기다.
_마침내 혼자서 차분히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 나는 침대에 누운 채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했다. 뭔가를 만질 수도, 누군가와 얘기를 나눌 수도, 컴퓨터를 켤 수도, 먹을 수도 없는 유령으로서의 삶은 처음이라 그저 막막할 따름이었다._
_‘이승에 무슨 미련이나 한이 남아서 유령이 되는 게 아니었어.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열쇠였던 거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