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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뷰티 (완역판)
애나 슈얼 지음, 이미영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9월
평점 :
_“... 정말 아름다운 말이에요. 사랑스럽고 선한 얼굴과 총명하고 멋진 눈을 가졌죠. ‘블랙 뷰티’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요?”
“블랙 뷰티라..., 그래, 아주 좋은 이름인 것 같소. 당신이 좋다면 그걸 이 말의 이름으로 하지.”
내 이름은 그렇게 지어졌다. 마구간으로 들어온 존은 주인님과 마님이 내게 어울리는 좋은 이름을 골라주었다고 제임스에게 말했다._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간을 겪으며 살아가는 스토리는 읽을 때마다 안타까움이 앞선다. 특히 인간을 주인으로 삼고 사는 동물들이야기나, 노예들을 다룬 경우에는 꼼꼼히 읽기가 너무 힘들 때가 많다.
노예나 속절없이 정복당하는 원주민 스토리의 경우에는, ‘나라면?’ 하면서 대입시켜 보면서 숨이 막히고, 의지에 상관없이 주인에 따라 생사가 오가는 동물들의 경우에는 미안함에 가슴이 아프다.
‘블랙 뷰티’는 농장에서 태어난 말, ‘블랙 뷰티’, 당사자 말의 시선에서 쓰고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말은 물론, 주변 동료들의 삶을 같이 겪어내는 기분으로 따라가게 된다. 말의 시점에서 보는 인간들은 그들이 말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격이 나눠진다.
동물과 살게 되면, 그들이 하는 행동이나 소리에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소설에서도 그런 면을 잘 알 수 있었고, 저자의 ‘말’에 대한 애정을 절로 느낄 수 있었다. ‘주인님’에 따라 일희일비 하게 되는 동물들에게 미안해지고, 영화 ‘베일리 어게인’이 떠오르기도 했던 소설 이였다.
저자 애나 슈얼은 무려 6년에 걸쳐 삶을 정리하는 노년기에 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녀의 진심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이 글을 다 읽고나면, 내 곁에 있는 나의 반려동물, 내 뜰에 놀러오는 많은 생명체들을 더 사랑하게 된다.
_나를 어루만지는 손길을 느끼고, 내게 말을 건네는 부드러운 음성을 들으니 무척 기뻤다. 나도 그들에게 친해지고 싶다는 뜻을 최대한 보여주었다. 폴리는 내가 아주 잘생겼다고 말했다. 부러진 무릎만 아니면 승합마차를 끌기엔 너무 아까운 말이라고.
제리가 말했다. “물론 누구의 잘못으로 무릎이 부러졌는지 알 길은 없어. 그걸 모르는 한 나는 말의 잘못이 아닌 것으로 믿을 거야. 내가 타본 말 중에 걸음걸이가 가장 안정되고 훌륭한 말이거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