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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관계는 듣기에서 시작된다 - 듣기의 기술이 바꾸는 모든 것에 대하여
케이트 머피 지음, 김성환.최설민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평점 :
각종 매체를 통해 내 이야기만 하기 바쁜 세상에 ‘듣기’에 대하여 체계적이고 명료하게 설명해주는 책이 있다. <좋은 관계는 듣기에서 시작된다>, 다소 평범한 제목의 이 책은, 일상에서의 ‘듣기’에 대한 단순한 심리학책이 아니였다.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내용이였다. 많은 상황에서 드러나는 경청의 효과들은 물론, 듣기를 잘 하기 위해 먼저 돌아봐야 하는 자신의 심리상태, 그리고 몸에 미치는 영향까지 ‘잘 듣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작업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개인 간의 관계를 넘어, 빅데이터 시대의 듣기는 무엇인지, 직장에서, 뒷담화의 성질까지 심도깊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연락을 하지 않게 된 대인관계를 희미한 기억에 비추어 복기하게 되고, 입만 열면 구설수에 오르는 몇몇 연예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내 이야기만 하기 바빠서 상대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훌륭한 MC의 자격으로 ‘게스트 입장에서 서서 잘 들어주는 것’을 왜 첫째로 꼽는지를 사회심리학적인 면에서 아주 자세히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내용은 적절한 유머에 대한 내용, 이야기를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다양한 말들을 잘 들으며 즐기라는 것과 이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자기인식 능력을 점검하라’는 것이였다.
적절한 유머에 대한 부분은, 방송 상의 언행이 문제가 되어 구설에 자주 오르는 방송인들도 봤으면 하는 내용이였다. ‘적절한’ 이라는 정도가 일방통행에서는 절대 지켜질 수 없음을 잘 알 수 있었다. 그 선을 잘 알기 위해서는 아래 본문 내용처럼 ‘상대에게 귀를 기울이는 정도에 따라’ 좌우 된다는 것은 무척 인상 깊은 내용이었다. ‘유머’에도 적용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였기 때문이다.
_일터에서 적절한 유머는 그 사람의 능력과 자신감을 보여주며, 연인 관계에서는 적절한 유머가 친밀감과 안정감의 분위기를 형성해준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적절한’이란 단어이다.
적절치 못한 유머는 역효과만 낳기 때문이다. 즉흥극 수업을 통해 나는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유머 감각이 고정된 게 아니라, 상대에게 귀를 기울이는 정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발휘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미디 클럽에 모인 청중 앞에서 하는 농담이든 일상적 대화에 활기를 좀 불어넣기 위해 던지는 농담이든, 상대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지 못한다면 당신은 상대방을 웃게 만들 수 없을 것이다._[‘통제하지 말고 즐겨라’에서]
‘말하기’ 관련 안내서들은 넘쳐나는 가운데, 보석 같은 ‘듣기’ 관련 내용들이였다. 이유부터 영향, 관계 맺기 까지 깊이 있고 깔끔하게 알려주고 있는 도서이다. 어떤 처지에 있든지 모두에게 다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_이해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역시나 개인적 특성과 감정들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배경과 심리 상태를 토대로 경험을 해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기 자신을 알고 자신의 취약성을 이해하는 것이 잘 들어주는 사람의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된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_[‘자기인식 능력을 점검하라’에서]
_“우리가 듣는 정보가 우리의 뇌를 주조해냅니다.” 해슨이 내게 말했다. “그 정보는 결국 듣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치죠.” 따라서 두뇌를 최대한 기민한 상태로 유지하길 바란다면, 가능한 많은 종류의 정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_[‘귀가 두 개인 진짜 이유’에서]
_“귀를 기울이지 않는 순간이 나중에 후회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정확한 지점입니다.” 서머빌이 말했다. “듣기는 인간관계의 필수 요소이지요. 우리는 듣기를 통제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쉽게 인식할 수 있어요.”_[‘타자를 경험하는 것’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