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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조선 - 우리가 몰랐던 조선의 질병과 의료, 명의 이야기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1년 5월
평점 :
보통 역사서라고 하면, 정치권력암투나 정복사업, 국제정세 위주가 많다. 그래서 실제 백성들의 생활이나 지배자들의 일상에 대한 내용들은 접하기 어려운데, 아마도 우리가 대장금과 같은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바로 이 ‘대장금’이 언급되어 있는, <메디컬 조선>.
‘우리가 몰랐던 조선의 질병과 의료, 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통 의학관련 이라고 하면 뭔가 어려운 전문적인 내용일 것 같지만, 이 책은 야사 읽는 느낌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간간히 많이 들어봤거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가끔 접한 적이 있는, 명의들, 의학서들, 조선의 왕들에 대한 내용들이 무척 반가웠다.
특히 재밌게 읽었던 부분들은, ‘조선 백성을 괴롭힌 10대 질병’, ‘조선을 풍미한 명의’였다. 거기에 각 조선왕에 대한 내용들은 익히 알고 있었던 그들의 업적과 정치행적들과는 다른 사생활을 엿본 기분이라서 정말 흥미로웠다. 각 질병들에 대한 당시 치료법들과 속설들도 문헌들을 바탕으로 넣어놓아서, 내용에 무게감을 싣어주고 있다.
_“..... 바라옵건대, 신의 직을 파하여주소서.”
당시 황희의 나이는 56세로 공직에서 물러날 만큼 연로한 것은 아니었는데 아마도 종기가 매우 심했던 모양이다. 황희를 힘들게 했던 종기는 면종이었다. 면종은 얼굴에 생긴 종기를 말하는데, 특히나 치료가 쉽지 않은 부위였다. 하지만 세종은 그의 사직을 허락하지 않았다._p89 ‘조선 백성을 괴롭힌 10대 질병’중, <세종과 황희를 평생 괴롭힌 종기>에서
_소갈증은 대개 양반이나 왕실에서 자주 발생하는 병증이었다. 흔히 잘 먹어서 걸리는 병이라고 해서 ‘부자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_p96 ‘조선 백성을 괴롭힌 10대 질병’중, <부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던 소갈증>에서
_문종의 재위 기간은 2년 4개월에 불과하다. 그런 까닭에 세간에선 문종이 원래부터 병약하여 왕위에 오래 있지 못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사실 문종은 그다지 병약한 몸도 아니었고, 잔병치레도 별로 없었다. 문종을 괴롭힌 유일한 병마는 종기였다._p148 '조선 왕들의 질병과 죽음‘중, <종기를 등한시하다 허망하게 급사한 문종>에서
_전명춘이 입궐하여 성종의 종기를 살펴보니, 단순한 종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전명춘은 이런 말을 한다.
“배꼽 밑에 적취는 참으로 종기이니, 종기를 다스리는 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적취는 몸 안에 생긴 덩어리로 적과 취의 결합인데, 적이란 오장에 생긴 덩어리를 말하고, 취는 육부에 생긴 덩어리를 말한다. 그런데 오장육부에 생긴 적취가 배꼽 아래쪽에 불룩하게 솟을 정도였다면 이미 성중의 대장암은 말기였을 것이다._p162 '조선 왕들의 질병과 죽음‘중, <종기를 등한시하다 허망하게 급사한 문종>에서
_... 당시 선조가 승정원에 내린 비망기의 내용이다. 이 기록으로 미루어 당시 허임은 김영국, 박인령과 함께 침술로 이름을 날리던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천민 출신인 허임이 다른 의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은 그의 침술이 대단했음을 의미한다._p276 '조선을 풍미한 명의‘중, <침과 뜸의 달인 허임>에서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질병들은 항상 있어왔고, 각 시대에 따라 그 대처법도 진화해 왔다. 이런 내용들을 알아가는 의의는 우리 역사의 숨은 이야기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실생활을 더 잘 알 수 있다는 데 있을 것이다. 비록 비교적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으나 관련 내용에 입문하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이런 과거 기록들과 발전을 통해서, 질환을 바라보는 관점도 증상위주의 국한적인 서양의학뿐만 아니라,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동양의학적 해석까지 잘 조화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