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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리의 계절
민미레터 지음 / 김영사 / 2021년 5월
평점 :
계절의 변화가 없을 것 같은 열대나 아열대 기후대에서도, 길게 살아보면, 때마다 피는 꽃들이 다르고 나무의 생장형태가 다르고 제철인 과일들, 식재료들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변화가 없을 것 같은 지역들도 이러한데, 4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기후대는 그 다름이 얼마나 클까! 그때그때 대비를 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으나, 감성적인 면에서는 오롯이 모두 만끽할 수 있다는 특권이 있다.
이 개성 강한 4계를 주제로 하고 있는, 민미레터 작가의 ‘안녕, 우리의 계절’.
내가 좋아하는 류의 수채화 그림들, 사진들과 감성적인 글들이 잘 어울려져서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글과 그림을 보다보면, 나를 감싸는 햇빛 한 조각, 길가다 만난 작은 풀들, 창으로 보이는 앞산 나무들의 변화, 새 소리, 빗소리들에 더 예민해진다. 예사롭지 않다. 소중한 순간들은 내 곁에 항상 있어왔던 것이다... 이들처럼, 상념을 버리고, 흐름에 자연스럽게 맡기고 싶어진다.
<본문 에서>
_벌어지는 잎과 잎 사이의 부서지는 햇살은 황홀하고 편안한 눈부심이었다. 바람에 열린 이마를 잎사귀가 툭 스치며 간질였다. 잎사귀의 춤이 계속되었다. 어쩜 이렇게 많은 움직임에 억지스러움이 하나도 없을까.
‘그래, 그냥 나답게. 나를 얘기하고 오자.’
조금 전까지 빠르게 뛰던 심장이 편안해져 있었다._
_비가 그친 숲, 샤워를 마친 식물들이 제 빛깔을 말갛게 드러내고 인사를 건넨다._
_“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는 것만큼 급한 일은 없다.”_
_... 평온은 발밑의 풀꽃처럼 낮은 자세로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어요. 발길을 멈추고 애정으로 들여다보아야 보일 정도로 한 번에 눈에 띄진 않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더라고요. 빛이 없든, 많든, 춥든, 덥든.
....
사람들은 보통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행복이란 뭘까?’를 고민하긴 해도 평온에 그만큼 고민을 쏟지 않잖아요. ‘행복’에만 ‘좇는다’는 말이 따라붙는 것도 그 때문이겠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