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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2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_갑자기 내가 대단한 존재가 됐다는 착각이 든다. 예술의 힘이 이렇듯 인식의 문을 넓혀 주는 모양이다. 눈앞의 이미지 덕분에 나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내가 사는 행성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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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아득해진다. 그래, 나는 복잡한 질서를 가진 무한하고 아름다운 우주 속 보잘것없는 존재일 뿐이다.
그런 내게 주어진 새로운 가능성을 앞으로 다른 단계의 의식들에 다가가기 위한 도구로 써야 하는 게 아닐까._p19
제3의 눈을 가지게 된 바스테트는 번역기연동으로 인간과 대화가 가능하게 되고, 인간들의 지식정보들을 접하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하지만, 과학과 진보를 거부하는 광신주의자들이 퍼뜨린 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 인터넷이 먹통이 되고, 어쩌면 인류의 지식이 담긴 마지막 USB를 지키는 책임을 주인공이 맡게 된다. 이 대목에서 시아파가 이란의 국교가 되어 종교 경찰이 사회를 통제하는 국가가 된 ‘이란의 아야톨라 혁명’ 내용을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가져와서 넣어놓았는데, 정말 시의적절한 연결고리였다.
이윽고, 타 종들의 공동체를 만나게 되는데, 각자 입장에서 인간에게 받았던 수모들을 자세히 토로하고 있다. 다른 동물들은 바스테트와 동행한 두 인간에게 그 분노를 다 털어내려고 한다. 인간멸망을 위해 쥐들과 동맹을 맺은 이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가...?
1권부터 이어지는 이 내용을 읽다보면, 어떻게 한 문명이 가고 다른 문명이 세워지는가에 대한 고민이 아닌가 싶어진다. 저자가 생각하는, 그 과정의 기틀이 되는 필수 요소들을 알아챌 수가 있다. 그 요소들이 우리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도 눈치 챌 수 있었다.
베르베르 작가의 기존 도서들과 마찬가지로, 순환으로 연결되는 뜻밖의 전개가 있어 놀랐고, 전반적으로는 재밌게 읽어간 책이였다. ‘고양이’는 읽어보지 못했는데 챙겨보고 싶어졌다.
_바흐의 음악 속에 머물자니 오랫동안 느껴 보지 못한 감정이 분출한다. 이게 어떤 감정이더라?
충만함?
유머를 알고 예술의 개념에 가까워지면서 내가 조금씩 진화를 하고 있는 걸까._p111
_지금부터는 침착함을 되찾고 강해져야 해.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난 여왕이야. 새로운 문명의 도래를 준비하는 고양이 폐하야._p145
_제3의 눈을 장착한 뒤로 삶은 편견을 부수는 과정이자 새로운 발견의 반복이라는 믿음이 더욱 굳어졌다._p194
_유머와 예술과 사랑을 깨달은 내가 당신들을 모류의 세상으로 인도할게요._p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