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신기한 것은 내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가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나만의 이유만 있을 때보다 다른이들의 이유가 합류하니까 더 그랬다. 내가 복잡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_p187
설정부터 재밌는 이 소설, 친구를 구하려다 엉겁결에 함께 죽은 것도 억울한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라는 오해까지 받는 주인공, 나일호. 여기 오기 전까지는 그저 ‘하루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기.’가 인생모토였다. ...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는 순순히 저승으로 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저세상 오디션을 거쳐야하는 이 소설의 내용, 정말 신선한 소재였다. 재미있게 넘어가는 속에 삶에 대한 충고들이 불쑥불쑥 뜨끔하게 만든다.
_“저기가 그렇게도 쉬운 곳인 중 알았냐?”
마천은 무지개가 떠 있는 산을 가리켰다.
“너희들은 착각을 했다. 너희들이 살던 세상을 떠나면 문제가 해결되고 안락하고 편안한 세상으로 단숨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그 착각으로 멍청한 선택을 한 거고 말이다. 너희들이 얼마나 멍청하고 무서운 선택을 했는지는 길을 통과하지 못하고 여기에 남게 되면 절실히 느낄 거다....”_p58
나도 너무 힘들때면, 죽으면 그만이다는 생각을 습관처럼 하곤 한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그것이 제대로된 해결책이 아니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냥저냥 별생각없이 살아온 주인공을 위해, 혹은 죽으면 다 해결될 거야 내지는 너무 힘들어서 죽음을 선택한 등장인물들의 부탁을 통해,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의 태도에 대하여 생각하게 해준다.
살고 싶어진 주인공은 다른 이들의 많은 부탁들로 책임감이 더 많아지고, 꼭 자신의 삶으로 되돌아가야하는 이유들이 자꾸 생긴다..... 잘 갈 수 있을까? 주인공의 생각이 성장하듯 독자의 공감대도 확장해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는 재밌고 따뜻한 소설이었다.
_나도희가 죽은 이유 역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들 생각을 너무 복잡하게 하고 살았던 거 같다._p186
_"부디 너에게 남아 있는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라... 견디고 또 즐기면서 살아라.“_p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