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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평점 :
_“나는 강도다! 6천 5백 크로나 내놔!”
런던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6천하고 5백? 0을 두어 개 빠뜨린 거 아녜요? 아무튼 여긴 현금 없는 은행인데 진짜로 현금 없는 은행을 털 생각이에요? 바보예요, 뭐예요?”_p68
은행강도에게 이것보다 더 최악이 있을 수 있을까? 현금 없는 은행을 털려다 실패한 은행강도가 우연히 근처 아파트로 도주 하게 되고 급기야 인질극이 되는데......
헌데 인질들이 더 머리 아프다.... 인질들은 ‘저 권총이 진짜이긴 할까?’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피자까지 요구하는 제멋대로인 인질들과 오히려 휘둘리는 은행강도는 각자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바로, [오베라는 남자]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최신작, '불안한 사람들' 내용이다.
은행강도가 된 남자의 행보와 인질들의 진술을 왔다갔다하면서 글은 진행된다. 어떻게 이 남자는 은행강도가 되었을까? 어쩌다 이 사람들은 이 자리에 있게 되었을까? ....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법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어쩔 수 없다.. 이런 식의 삶에 관한 얘기는 절대 아니다. 제목의 ‘불안한 사람들: Anxious People', 그대로 어떻게 우리는 불안한 사람들이 되었는가에 관한 블랙코미디 같은 이야기다.
글은 무척 재미있다. 한번 들면 누구나 단숨에 그 자리에서 다 읽고 싶어 질 것이다. 웃다가 마음이 짠하다가... 어이없다가... 몰입감 있는 재미있는 전개와 진상을 알고 싶은 궁금증과 인간미, 유머 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10점 만점에 10점, 영화로 제작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_인간이 공포를 느끼면 권총을 보는 순간 온몸이 마비되고, 뇌에서 내보내는 가장 중요한 신호 외의 모든 것을 차단하며, 배경의 모든 소음을 줄일 수 있다.
..... 무슨 일인지 정확히 알게 되면서 충격을 느낀다. 생존 본능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서로 싸우기 시작하면서 그사이에 놀라우리만치 비논리적인 생각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생긴다._p172
_로는 맹세했다. “영화에서는 인질들에게 항상 피자가 제공된다고요! 경찰과 연락할 방법을 생각해내기만 하면 피자를 몇 판 주문할 수 있어요!” .... “좋았어! 내가 피자를 준비하겠어요!”... 그는 성큼성큼 발코니 쪽으로 걸어갔다.
.....
현관홀에 혼자 남겨진 은행 강도는 권총을 움켜쥔 채 조용히 중얼거렸다.
“최악의 인질이야. 당신들은 역대 최악의 인질이야.”_p263
_“하지만 은행이 내 돈을 전부 날린 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요!” 남자는 외쳤다.
직원은 그를 냉정하게 바라보며 선포했다. “고객님 잘못이죠. 왜 그 은행에 돈을 맡기셨어요.”_p81
_좋다. 한 남자가 어떤 다리 위에 서 있었다. 이제 거기에 대해 생각해보자.
... .. 당신은 그를 살리려고 할 것이다. 인생을 실수로 끝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직접 뛰어내리려면 선택을 해야 한다. 어디 높은 꼭대기로 올라가 한 발을 앞으로 내디뎌야 한다.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다. 당신은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다._p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