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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장도연·장성규·장항준이 들려주는 가장 사적인 근현대사 실황 ㅣ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
SBS〈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제작팀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4월
평점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일명 꼬꼬무가 책으로 나왔다. 꼭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라서 반갑게 받았다.
하지만 읽으면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 들었다. 영상과 진행자의 목소리로 접했던 이야기를, 글로 내 집에 들여놓으니 꼼짝없이 전부다 사실이라는 것이 실감났다. 읽으면서 느끼는 참담함은 한 번 더 더해져서 전달되는 기분이였다.
성인지감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카사노바 박인수 사건’, 지금도 여전히 판결 때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슬프다. 우리네 근현대사 실황을 극명하게 알 수 있는 공작명 KT 납치 사건, 지금은 이렇게 공식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은 좋았으나, 깊이 뿌리박힌 근본적인 문제점은 여전하다는 것이 .... 씁쓸하다. 고 김대중 님의 진심이 제대로 이뤄질 때가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_“모두 다 용서하기로 했다. 정치보복은 나에게서 끝나야 한다.
그러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아마도 이 말에는 그의 진심이 담겨 있었을 거야. 그로부터 7년이 흐른 뒤 전두환 등 신군부세력에 의해 구속됐을 당시 옥중에서 그가 쓴 일기에도 마찬가지 내용이 담겨 있거든._p103
가장 가슴 아팠던 도시빈민 및 성장위주 보여주기식 도시정리내용, ‘무등산 타잔 박흥숙 사건’, 인간의 마지막과 용서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되는 ‘서진룸살롱 살인 사건’, 30년 이상 지난 오늘날의 사회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기억되는 ‘탈옥수 지강헌 인질극 사건’, 맹목적인 믿음의 무서움과 더불어 코로나 사태에 보여줬던 잘못된 믿음까지 연결되어 생각하게 되는 ‘1992 휴거 소동’, 이 내용은 PD노트의 아래 박상구 PD의 덧붙임이 인상 깊었다.
_지금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고통이 곧 끝날 거라는 희망. 휴거가 가져다준 건 아니러니하게도 위로였다. 종말론을 접하면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_p287 [1992 휴거 소동: 박상구 PD]
그리고 마지막은 ‘지존파 납치 살인 사건’으로 하고 있다. 어럼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끔찍한 사건인 줄은 꼬꼬무를 통해서였다. 정말 무서운 일이다. PD 이대성의 “세상 곳곳에서 악마를 만들어내고 있는 지옥의 그늘을 찾아내 계속 지워나가는 것, 인간의 따뜻함으로 계속 채워가야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한다는 의견에 나도 한 표 던진다.
방송으로 이미 만난 내용을 글로 다시 만나는 것은, 이 글 초입에 언급했듯이, 내 집에 들여놓음으로서 어김없이 ‘사실’이라는 확인과 더불어, 각 내용마다 PD들의 추가된 멘트를 통해 각 이야기를 기획하게 된 의의를 알게 되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의미있다고 할 수 있겠다. 뜻 깊은 시간 이였다. 시리즈로 계속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그날’의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