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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의 심리학 -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베티나 파우제 지음, 이은미 옮김 / 북라이프 / 2021년 5월
평점 :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냄새의 심리학>‘, 흥미로운 주제여서 읽기 시작한 책이였다.
읽다보니, 후각의 역사, 심리학, 생리학 까지 촘촘히 쓰여진 책이였구나 하면서 감탄을 하게 되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저자 베티나 파우제는 인간의 후각적 의사소통에 관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연구자이며 현재 뒤셀도르프 대학교에서 생물 및 사회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후각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쉽게 풀어 쓴 그의 첫 번째 대중 교양서라고 한다.
각 챕터 제목들만 봐도 구미가 확 당긴다:
냄새를 잘 맡을수록 인생이 풍부해진다/ 나는 냄새를 맡는다, 고로 존재한다/ 코가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던 이유/ 나는 냄새를 맡는다, 고로 느낀다/ 늘 간발의 차로 앞서 나가는 후각/ 바로 코앞에!/ 코가 냄새에 접근하는 방식:후각의 비밀/ 사랑은 코를 타고/ 공기 중에 무언가가 있다/ 지능은 코에서 시작된다/ 친구들은 서로의 냄새를 더 잘 맡는다/ 두려움의 냄새/ 위험이나 함정을 냄새로 인지하다
읽으면서, 냄새에 예민하게 구는 지인을 떠올렸고, 어느 지점에서는 영화 ‘향수’도 생각났다. 그리고 냄새는 기억과 같이 기억된다는 어디선가에서 들었던 내용을 한 번 더 이 저자의 글로 확인했다. 몰랐던 지능에 대한 확장된 내용도 알게 되었다.
_심리학자들에게 지능이 정확히 무엇인지 물으면 대부분 아주 확실하게는 알 수 없다고 대답한다. 지능은 각종 검사로 측정되는 수치다._p261
_친구가 많고 넓은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생활한다. 게다가 이로 인해 좀 더 특별한 특성을 갖는다. 바로 강력한 냄새 탐지 능력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은 전혀 지각하지 못할 아주 미약한 냄새도 맡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냄새를 인지하고 구분하는 능력도 더 뛰어나다.
사회적 지능은 궁극적으로 코에서 비롯됐다!_p270
_앞서 인간의 모든 감각을 편도체가 통제한다고 이야기했는데 한 가지 예외 사항을 깜빡했다. 놀랍지도 않겠지만 마로 후각이다. 후각은 편도체라는 문을 지날 필요가 없다. 후각은 정서적 뇌로 직접 전달되어 우리가 느끼는 바를 순식간에 변화시킨다._p140
_두려움의 냄새에 관한 깨달음은 심리 치료 또한 바꿀 수 있다. 두려움의 냄새가 사람 사이에서 전달될 수 있음을 알게 된 후, 나는 이 결과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
사회적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두려움의 냄새에 더 강한 놀람 반사 반응을 보인다._p319
자기자신은 물론, 타인, 관계, 사회 등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은 조언들과 연구결과들을 계속 알려주고 있다. 이런 중에도, 내 기억에는 후각을 통한 심리학적인 접근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오랜 기간 연구를 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저자인 만큼, 포괄적인 내용으로 일반인들도 이 생소한 접근법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만약 이 책을 읽어본다면, 타인을 볼 때, 사회현상을 볼 때, 내 자신을 볼 때, 다르게 볼 수 있는 관점을 하나 더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추천하고 싶다.
_일상은 냄새로 좌우된다. 하지만 우리가 인지하는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해 삶이 코에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기란 어렵다._ 프롤로그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