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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1년 4월
평점 :
인간이 절대적인 존재를 염원하는 것은 ‘인간의 불완전성’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주장에 대한, 특히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큰 파장을 일으키는 종류의 것이라면, 반드시 그 면면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며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여기 곧 지구가 끝장날 것이라는 익숙한 종말론적 환경주의에 대한 다른 시선을 제시해주고 있는 책이 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이다. 원제는 <Apocalypse Never>.
저자인 마이클 셀런버거는 30년 넘게 기후, 환경, 사회 정의 운동가로 활동해오면서, 오늘날 전 세계적 화두인 ‘그린 뉴딜’ 정책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일조했다고 한다.
종말론적 환경주의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들과 더불어 환경운동가들과 기업들과의 결탁, 그 속의 또다른 경제원리들을 밝히고 있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지구온난화와 자연재해, 멸종문제에 대하여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해당 환경운동가들이 반드시 가난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면을 비난할 수는 있겠으나, 핵심은 그들의 그런 행보가 적당히 타협한 결과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주장에 부합이 되는 공공이익과는 별개로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를 한번더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마도 저자도 이런 의문을 가지라고, 맹목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나 같은 일반인들에게 경고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관점으로 기존에 무조건 믿었던 개념을 접근해 볼 수 있는 것은 좋았지만, 저자의 원전찬성에 관한 내용, 후쿠시마 이슈에 대한 생각은 찬성할 수 없었던 내용이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 예를 들어 건축에 있어서도 에너지절감기술이 과거에 비해 매우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 반드시 현재와 미래의 에너지발생 근원을 원전에서만 찾지 않아도 될 일이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비전문가인 내 생각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꼭 읽어볼만하다고 권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종말론에 불안해하기 전에 지금 이 순간 개인이 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한 너무 낙관적이여도 안되는 것은, 이미 지구평균온도는 상승중인 것은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 속도가 어떻든 자연회복과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획일화된 이유가 아니라 다각적인 접근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이 잘 설명되어 있는 책이다.
어떤 이슈에 대한 판단은, 다양한 의견들과 연구들의 종합을 통해서여야 한다. 하지만, 그 판단 이전에,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며 공존이 생존의 기본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_[우리가 자연을 보호하는 가장 간단명료한 이유]:
왜 인간이 마운틴고릴라 같은 멸종 위기종에 신경을 써야 할까. 과학자들은 그러한 관심이 인간 스스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식으로 설명해왔다. 하지만 그건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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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우리는 마운틴고릴라를, 노란눈펭권을, 바다거북을 구하려는 건 인류 문명이 그 일에 달려 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더 단순한 이유로 동물들을 살리고자 한다. 바로 우리가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_p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