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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 애매하게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돈'립생활 이야기
신민주 지음 / 디귿 / 2021년 4월
평점 :
대한민국에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 집 없이 살아본 적이 있는 이라는 무척 공감될 만한 이 제목,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읽다보니, 단순히 거주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기본생존권, 사회안전망에 대한 지금의 실정 이였다. 이런저런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본소득’에서 디딤돌을 가져오며, 연대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어떤 이는 내 20대는 얼마나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공짜로 돈 달라고 하냐고도 하고, 어떤 이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세상의 이야기라고도 한다.
누구는 열심히 해도 악재가 겹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열심히 한 만큼 보상을 잘 받는 인생을 살고 있기도 한다. 한 사람은 하고 싶었던 것이 잘 맞아서 보람된 삶을 살아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억지로 해야하는 일들이 죽기보다 싫어서 마음의 병으로 시름시름 앓으며 정착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도 한다.... 또한 당장 먹거리와 잠자리를 걱정해야하면 생각과 행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법이다......
나는 이런 저런 말을 하기 전에, 삶의 다양성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고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그 다양성만큼이나 태어나면서부터 처한 환경이 얼마나 다 다른지도 잘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고 화두를 던지고 싶다. 이런 내용은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빈부격차가 더 심해진 현대 한국사회에서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더해서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다. 아마도 비교하고 참견하는 것, 획일적인 인생주기 강요가 일상인 문화도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한번 이 책을 통해 돌아보는 것은 어떤가 싶다. ‘기본소득’의 마련이나 일하지도 않는데 공짜로? 라는 생각을 떠나, 인간애와 공존을 먼저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 부분에 대한 이해가 동반된다면, 복지국가라는 개념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다.
_가난은 낭만이 돼서는 안 된다. 그들의 삶도 미담으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_p45
_우리 사회가 조금 더 관대했다면 어땠을까. 천 번을 흔들려서 된 어른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미래의 내 모습이 나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다양한 삶의 선택지를 부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리고 그 선택지들을 긍정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사회가 줄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우선 “왜?”라는 질문지가 좀 줄어드는 게 필요할 것이다. 왜 대학에 가지 않았는지, 왜 취업을 하지 않았는지, 왜 고대 그리스로 가지 못했는지 묻지 않는 세상. .....p89
_대규모 시설만이 돌봄의 모델이 아니라 작은 소그룹으로도 남을 돌볼 수 있는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다면, 여자만 돌보는 일을 전담하지 않아도 된다면, 이 세상에 필연적으로 얹혀살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이 언택트 사회에서 잠시 멈춤과 서로 돌봄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_p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