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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파국 - 나는 환경책을 읽었다
최성각 지음 / 동녘 / 2021년 3월
평점 :
‘환경운동하는 작가’라고 불리는 최성각 작가의 환경책 서평모음집, <욕망과 파국>.
5가지 챕터별로 분류해 놓았는데, 이 각 챕터 제목들을 보면, 분류되어 있는 내용들을 짐작해 볼 수 있다.
1. 기후행동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2. 사라지는 것들의 끝없는 목록
3. 조종(弔鐘)은 언제 울려야 하는가
4. 이 산천은 정권의 것이 아니다-새만금과 4대강
5. 꿈꾸는 것 자체가 여전히 희망이다
이 책은 사실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김현기 저자, <휴머니얼>을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가슴 아프다. 인간에 의해, 사라지는 것들의 목록에 계속 추가되는 다른 생명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어떻게 같은 지구에서 공존 중인 생명체를 이렇게 무자비하게 대할 수 있는지... 정말 지금 지구에서 가장 해로운 존재는 ‘인간’이라는 것이 맞다.
_나는 그저 다른 생명체를 취해야만 존속이 가능한 생명의 생래적 속성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면서 고기든 풀이든, 그것을 취할 때 감사하는 마음으로 정중하게 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부류의 인간일 뿐이다. 먹을 것을 취하는 방신에서 가장 품위 있었던 이들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아니었는가 생각한다.
....
어쩌다 텔레비전에서 연예인들이 생물을 갖고 희롱질을 하는 것도 참기 힘들 만큼 역겹다. 그런 역겨움과 불편에 대해 생각해보니, 나는 생명을 도구로 유희를 하는 인간에 대해서 그들과 같은 종이라는 데에 깊은 수치심을 느끼는 종류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_p96
_조종(弔鐘)은 언제 울려야 하는가, 소로우에 의하면, 거대한 소나무가 재목으로 쓰이기 위해 베어졌을 때 울려야 한다._p145
환경보호를 해야 하는 바탕에는 생명에 대한 존중이 있다. 분노와 자책과... 미안함으로 읽어간 이 책은, 그래도 이런 내용을 알리고 있는 이들이 이렇게 많구나 라는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노력하고 있는 이들에게 무엇 하나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진 않아서 또 그들에게 미안함도 같이 느낀다. 저자의 멘트처럼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내용에, 정치적이고 범죄적인 사업, 새만금에 대한 도서 <새만금,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도 다뤄주고 있어서 뜻 깊다. 최성각 저자는 이 편을 통해 ‘우리 사회’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_최고 권력자는 새만금 같은 대형 국책사업에서 천문학적인 뭉칫돈이 떨어진다는 것을 본능적 감각으로 알고 있었고, 우국의 얼굴을 자주 짓는 국회의원들 또한 새만금에서 제 몫을 챙기는 일에 게을렀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_p177.
결론적으로, 그 무엇도 합리화의 변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공존과 생명이 어떤 것 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인간의 욕망이 개입되는 순간, 이 모든 파국은 시작되었다. 부끄럽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도 노력해야겠다.
_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소망하면서, 우리가 조금 덜 거친 사람으로서 주변의 말 못하는 것들에 대한 연민을 품고 살아야 옳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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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것 자체가 여전히 희망이다._p263
_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아니야! ‘다른 삶’으로 들어가야 해!_
목록 추가리스트: 한나 노드하우스 <꿀벌을 지키는 사람>, 존 살트마쉬 <스코트 니어링 평전>, 존 그레이 <호모라피엔스>, 이성규 감독 다큐멘터리 <오래된 인력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