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 장강·황하 편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1
김성곤 지음 / 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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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는 바이지만소설 과 같은 문학작품과 같이 하는 여행은 참 아름답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을 여행할 때는 단연코한시와의 동반일 텐데여기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이 바로 그 아름다운 기행의 연장선에 있다중문학자 김성곤 교수와 함께 떠나는 장강황하는 정말 풍부하다.

 

중국 한시 기행이 특히 더 재밌는 이유는역사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수 천 년이 함께하는 그네들의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다또한 역사와 일화를 담고 있는 한시를 통해오래전 현자에게서 지금과도 통하는 교훈과 공감을 얻기도 한다.

 

한시 작품이 매개체이기 때문에 문장들이 낭만적인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_[은하수 흘러내리는 초원구곡황하제일만에서

전망대가 있는 산봉우리는 그리 높지 않지만 평지가 이미 해발 3,500미터를 넘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 산중턱에 이르러서 결국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구곡황하제일만을 바라본다.

 

끝없이 너른 초원과 낮게 드리운 하늘이 맞닿은 아득한 곳으로부터 하얀 비단 띠 같은 황하가 거대한 S자형으로 춤을 추듯 초원을 가르며 흘러온다절로 이백의 시구가 터져 나온다.

 

군불견황하지수천상래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그대 보지 못하는가황하의 물이 하늘로부터 흘러내리는 것을!” 천상의 물이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는 현장을 보고 잇는 것이다._p171

 

눈에 보이는 듯한 풍광의 섬세한 서술은 그곳에 가 있는 듯하여 행복하고중문학 전공 저자의 유려한 글은 읽어서 즐겁다여행서로서도 정말 훌륭하다

 

 

_[시 왕국의 아침을 깨우는 고고지성공의 두보고리]에서

두보는 고산을 붓걸이로 삼고 대지를 벼루로 삼아 천고에 남을 불후의 시편을 남길 수 있었다필가산 하나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토굴집 옆쪽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두보의 어린 시절 모습이 생동감 넘치는 밀랍 인형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_p326

 

_... 낯선 타향을 전전하며 늘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었던 두보인구에 회자되는 그의 수많은 명편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빚어낸 것들이 대부분이다무덤을 어루만지면서 두보의 평안한 영면을 빌며 그가 고향을 그리며 지은 유명한 시 <월하억사제>를 노래했다.

 

수자리 북소리에 사람 자취 끊기고

변방의 가을 외기러기 소리

이슬은 오늘 밤부터 희어지고

달은 고향처럼 밝은데

동생들 다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물을 집조차 없다네

편지는 오랫동안 가닿지도 못하니

하물며 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음에랴 _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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