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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
이디스 워튼 지음, 성소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3월
평점 :
_... 소리만 또렷하게 들렸다.
“나중에 가서야 안대.” 목소리가 이야기했다.
“한참..., 한참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_p60
이디스 워튼의 8개의 환상이야기!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라면, 아마도 고전 TV시리즈 <환상특급>을 기억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딱 그 시리즈물을 다시 보고 있는 듯 했다.
호러 같기도 하고, 환상과 현실이 구분이 힘들기도 하고, 심리스릴러 같기도 한, 환상여행이였다.
특이한 점은 거의 모든 이야기에, 매우 예민한 신경쇠약 걸린 듯한 혹은 걸릴 것 같은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이 인물들을 중심으로 모든 감각과 심리를 쫓아가고 있다. 유령인지 환영인지 모를 존재들도 나온다.... 결론들은 시원하지 않고, 좀 섬뜩하다.
<순수의 시대>를 쓴 작가의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하지만 작가가 심각한 신경쇠약 증세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는 설명에,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어쩌면 작가 자신과 많이 닮아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도 해본다.
밤에 읽기에는 등골이 서늘했고, 밝은 한낮에 읽기에는 왠지 모순이 느껴졌던 기묘한 경험 이였다.
그렇게 나도 이디스 워튼의 환상여행을 잘 다녀왔다.
이런 책, 대환영이다!
_그녀는 희미한 만족감에 젖어 들었다. 독약을 마지막 한 모금까지 마셔버렸기 때문이었다. 다시는 남편의 부츠, 그 무시무시한 부츠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무도 내일 저녁 메뉴나 정육점 장부에 관해 꼬치꼬치 캐물어 보며 귀찮게 굴지 않을 것이다._p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