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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지하세계와 소원수집가들
재클린 웨스트 지음, 이원열 옮김 / 책담 / 2021년 3월
평점 :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밴은 몸집이 또래보다 작아서 ‘미니 밴’ 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어느 날, 소원이 있는 곳마다 나타나는 소녀와 다람쥐를 우연히 발견하고 쫓아가는 중에, ‘도시 수집 대행사’ 간판이 붙은 사무실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사무실의 음침한 지하로 향하는데...
‘소원수집가들’ 이라는 매력적인 단어가 쏙 들어오는,
슈나이더 북어워드 명예상으로 빛나는 재클린 웨스트의 <이상한 지하 세계와 소원수집가들>. 제목부터 판타지 모험적이다.
현실에서는 몸집도 작고 장애가 있어서 또래와 어울리기 힘들어 하는 밴이다. 이런 밴에게 어느 날 다람쥐가 말을 걸어오고 소원수집가들을 만나게 되면서, 밴의 모험이 시작된다.
_밴은 바지 주머니에서 꺼낸 푸른 유리병을 들고 빛에 비춰 보며 이리저리 돌려봤다.
‘피터 그레이, 4월 8일, 열두 번째 생일,“
병 속에서 은색 빛줄기가 부드럽게 빛났다. 바로 피터의 소원이었다._p83
우연히 동물과 대화를 나누고 ‘소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원을 둘러싼 신비한 소재들과 마법, 미스터리한 모험도 밴의 여정에 함께 하고 있다. 흥미진진하고 재밌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마지막 장이다.
그리고, 참 의미심장한 이 문장들.
_“아무 소원이나 다 모으는 건 아니야. 실행 가능한 소원이어야 해. 살아 있는 소원. 진심이 담긴 소원. 수천 년의 마법에 뿌리를 내린 소원.”
“어떤 소원은 그냥 말뿐이야. 실제로는 특정한 종류의 소원만 존재하지.”_p193
소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기도 하고, 막연한 소원은 위험을 동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집되기도 한다. 좋은 의도라고 여겼던 소원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우리의 성장이 시작된다.
우리가 숨 쉬듯 내뱉는 바램, 소원에 대한 무게에 대하여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던 마법 같은 소설이었다. 오늘도 작은 보물들을 찾는 밴과 우리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_레미의 잘못이 아니었다. 밴의 잘못이었다. 페블과 커널은 소원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이미 경고했었다. 귀 기울이지 않은 사람은 밴이었다. 아니 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던 것이었다._p228
_고요하고 모든 것이 희미하게 빛났다. 밴의 소원이 레미의 입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밴은 곁눈질로 덤불이 떨리는 것을 목격했다. 키가 크고 짙은 색 롱코트를 입은 형체가 비틀거리며 밴에게 다가왔다. 밴의 심장이 솟구쳤다._p231
_"이건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야. 선과 악이 아니야.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조차 아니야. 좋은 의도를 가졌어도 끔찍한 일들을 저지를 수 있다는 거지.“_p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