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ㅣ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
이문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2월

최근 세계사관련 프로그램이 방송내용의 진위여부와 해설자의 자격문제로 시끄러웠었다. 그만큼 역사에 대한 기록과 해석 등에 대한 내용은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서도 매우 예민하다.

이문영 저자의 '하룻밤에 읽는 한국 고대사' 는 그 중, 한국고대사를 다루고 있는데,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내용들과는 사뭇 다른 부분들이 많았다. 

이 책은, 고조선, 고대사의 미스터리, 삼국시대, 삼국통일전쟁 까지 다루고 있다. 

여전히 확실한 위치며 기원 같은 부분에 대한 연구 주장들이 많은 고조선과 고대사의 미스터리 부분에서 특히 안타까웠던 부분은 일제강점기때 많이 왜곡되어 지금까지 교육되어오고 잘못 알려진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문영 저자는 다양한 문헌과 연구자료들을 통해 이런 부분들까지 자세히 다뤄주고 있다. 무조건적인 민족주의적 관점보다는 여러 사료들을 바탕으로 되도록 중심을 잡고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점이 이 도서의 첫 번째 추천 포인트다.

각 챕터 마지막페이지에 넣어놓은 한국사와 세계사 비교연대표들, 한 줄 정리박스, 그리고 챕터별로 한 편의 이야기로 넣어져 있는 내용들은 참 흥미롭다: 역병을 내리는 조선시대의 단군, 명도전은 고조선의 화폐가 아니다, 염사치의 모험, 솔거는 진흥왕 때 사람이 아니다, 역사 속의 무명씨들, 김유신을 사랑한 기녀, 누가 자루 빠진 도끼를 허하리오.

이렇듯,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과 역사적인 기록들, 주장들을 모두 적절하게 제시하면서 재미와 앎, 문제의식을 고루 제공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두 번째 추천 포인트다.

물론 역사를 다루는 이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나와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모르고 있었던 문헌의 내용들, 역사고증 까지 알 수 있어서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본문 중에서]

_전설은 시간을 지나면서 변화를 일으킨다. 중층적으로 이야기가 쌓이면서 언제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이유로 변화가 벌어졌는지 추적하기가 힘들어질 때가 많다. 기자에 대한 전설도 그런 명이 있다. 후대에는 신으로까지 여겨진 존재지만 <삼국유사>, <제왕운기>에 등장하는 기자에게는 신령스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단군처럼 다양한 전승이 붇어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식민사학자들에 의해 한국사를 훼손시키는데 이용되었기 때문에 기자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한국사에 깊은 영향을 주었으므로 그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자에 대한 내용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_ p54

_쓰러질 것 같아서 일제강점기 때 콘크리트로 고정시켰던 미륵사지 서탑의 복원 공사 때 서탐의 심주석 사리공 안에서 금으로 된 판에 적힌 [사리봉안기]가 나온 것이다. 거기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었다.

“우리 백제 왕후께서는 좌평 사택적덕의 따님으로.... 가람을 세우고 기해년 정월 29일에 사리를 받들어 봉안하였습니다.”

무왕의 왕비가 선화 공주가 아니라 백제 사택 가문의 딸이라는 당대 기록이 나온 것이다. 기해년 639년으로 백제 무왕 40년이 된다. 무왕이 죽기 2년 전이었다. 기록이 나오자 선화 공주는 단지 설화의 주인공일 뿐 무왕의 왕비가 아니라는 주장이 큰 힘을 얻었다. 특히 무왕의 아들인 의자왕의 출생 연대(약595년)가 알려지면서 그 무렵 선화 공주는 나이가 너무 어려서 아이를 낳을 수 없었다는 점이 증명되었다._ p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