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로 보고 실천하는 법

기획자의 여행법 - 10년 차 기획자가 지켜온 태도와 시선들
조정희 지음 / SISO / 2020년 12월

‘기획자의 여행법’, 이 책을 받아들고 잘 생각해보니,

평소 기획력 좋고 사업아이템을 잘 찾는 이와 다른 나라에 여행을 가게 되면 뭔가 다르긴 달랐던 것 같다. 간 곳에서 접하게 된 물건들, 식품들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그저 ‘좋다’, ‘맛있다’ 가 아니라 이거 상품화 하면 좋겠다, 이런 제품 제조사 찾아봐야겠다.... 등등 그렇다. 그렇게 발견한 제품 중 두 가지가 실제로 본인이 운영하는 글로벌몰에 런칭 되었으니 그 시간이 열매를 맺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현실화 과정에서 해당 자료정리, 제조사 컨택 등을 내가 하는 경우들도 있어서, 이런저런 제품을 바라보는 그 사람의 생각법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당연해졌다. 그래서인지, 이 책 제목, ‘기획자의 여행법’이 눈에 쏙 들어왔다.

물론, 저자 조정희 작가는 위와 같은 형태의 기획자는 아니다. 다루는 분야도 다르고 여행 작가이기도 하다. 저자는 여행도 키워드를 정해서 그 목적성을 뚜렷이 가지고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한다. 정보를 수집하고, 동선을 짜고, 방문하는 장소들의 특징들을 잘 살핀 후에 간다.

이 책의 핵심은 기획자의 눈으로 여행하는 법에 대한 안내서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여행하기 위한 필수 준비물부터, 데이터 수집 싸이트들 소개, 현지에서 머릿속으로 계속 유지해야하는 질문법, 번역기, 대화법, 까지도 설명해 주고 있다. 읽다보면 나도 같이 준비하는 기분으로 참여할 수 있다.

기획자의 눈으로 보는 것이 어떤 것이지를 잘 알 수 있는 챕터가 바로 ‘기획자의 시선’ 이다. 여기 내용들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재밌었는데, 실제 여행지들에 대한 내용과 에피소드들, 느낀 바들을 담아놓은 챕터다.

그 중에서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소도시 바하라흐’ 에서는 플랫폼을 기획하는 과정이 있는데, 의견을 조율하고 각자의 생각을 확장하고 그 컨텐츠의 의의를 정립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UX 협업 기획자로서의 하는 일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내용이기도 했다.

_ 결국 기획자란,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를 누구보다 예리하게 파악하면서 어떻게 원하는 가치를 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구체화해 나가는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_ p118

기획한 내용을 잘 정리해서 아웃풋 하는 법으로 마무리 하고 있다. 기획서로 작성하고, 타이밍에 대한 것, 기획자로서 가져야하는 가치관 등 까지 야무지게 당부하고 있다.

이 도서를 읽을수록 기획 이라는 단어가 참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이전에는 매우 딱딱하고 뭔가 기계적이고 차갑게 느껴지는 단어였었다. 헌데 이제 보니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이 ‘기획’인 듯 하다싶다. 저자처럼까지는 아니겠지만 이젠 여행을 가도, 무슨 물건하나를 봐도 다른 시선으로 보고 탐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_ 중요한 점은 기획은 결국 실행될 때 빛을 발하므로 실행을 전제로 하는 기획을 염두에 두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_ p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