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커레이드 라이프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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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코르테시아 도쿄.

누군가는 여행의 설렘을 안고
누군가는 비밀을 숨긴 채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같은 문을 통과한다.

가면을 쓴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

호텔리어는 모든 손님을
웃는 얼굴로 맞이하지만
그들의 가면을 존중할 뿐
절대로 벗기려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호텔의 철칙이다.

⠀ ⠀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스커레이드 라이프》는
호텔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무대로
가면 뒤에 숨은
인간의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다.

⠀ ⠀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사회적 자아.

등장인물들은 그 속에서
자신의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문학상 후보는 작가다운 얼굴로
호텔리어는 감정을 감춘 미소로
범인은 평범하고 이상적인 투숙객으로
경찰은 정의로운 모습으로
각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모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수록
진실은 가장 평범한 얼굴 뒤에 숨어든다.

⠀ ⠀

이번 작품에서 히가시노는
치밀한 트릭이나 충격적인 반전보다
인물 간의 관계와 직업에 대한 윤리,
그리고 인간이 사회 속에서 만들어가는 얼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여기서 우리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 ⠀

❝마음속에 가면을 품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 ⠀

우리 역시 매일
상황에 따라
다른 얼굴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그 가면은
거짓을 숨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과 공존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씌운
또 하나의 얼굴일지도 모른다.

⠀ ⠀

히가시노 게이고는
《매스커레이드 라이프》를 통해
익숙한 가면 뒤에 숨은
인간의 본성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 ⠀

도서제공 @hdmhbook
#매스커레이드라이프 #히가시노게이고 #현대문학 #매스커레이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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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마거릿 애트우드 외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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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가 36인이 참여한
초대형 문학 프로젝트!

⠀ ⠀

2020년 3월,
팬데믹으로 뉴욕이 봉쇄된다.

사람들은 서로를 피해야 했고
세상은 갑작스럽게 멈춰 선다.

그 낯설고 긴 시간을
마거릿 애트우드를 비롯한 36명의 작가는
하나의 공간에 압축해 담아낸다.

⠀ ⠀

엘리베이터도 없는
6층짜리 낡은 빌라 ❛펀스비 암스❜의 옥상.

햇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간인 그곳에서

매일 저녁 7시,

서로의 이름조차 모르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14일.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은
예측 불허의 반전을 맞게 되는데..

⠀ ⠀

옥상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는
미스터리와 로맨스,
시와 고전까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상실과 죄책감,
고독과 희망이라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 자리한다.⠀

⠀ ⠀

흩어진 조각처럼 보이던 이야기들이
조금씩 서로를 비추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본래 이야기를 통해
비로소 감각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기억과 경험을 나누는 시간은
끊어진 공동체를 다시 이어 붙이며
조용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 ⠀

팬데믹은 사람들을
각자의 방 안에 가두었지만

이 작품은 그 고립 속에서도
끝내 살아남는 것은
언어와 서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어쩌면 이야기는
현실을 견디기 위해
인간이 가장 오래 발명해 온
생존 방식일 지도 모르겠다.

⠀ ⠀

팬데믹은 우리에게
질병이라는 상처를 새기며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감각도 잃어버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 연결을
이야기를 건네는 일에서
다시 시작한다.

⠀ ⠀

소설 《14일》은
불확실한 시대를 견디게 하는
가장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서사적 노벨루스였다.

⠀ ⠀

도서제공 @drviche

#14일 #마거릿애트우드외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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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초월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철 편역 / 히읏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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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방향을 가지고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방향을 다시 일깨워 줄
책을 찾는 일은
조금 더 쉬울지도 모른다.

그렇게 펼친 철학책이
《니체의 초월자》였다.

⠀ ⠀

니체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믿어 온 가치와 기준을
의심하는 일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가치 체계를
끊임없이 해체한 철학자다.

김철 번역가는
이러한 니체 철학의 난해한 개념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다시 풀어낸다.

⠀ ⠀

이 책이 말하는 초월자는
경쟁에서 살아남은 승리자가 아니다.

기성의 도덕과 사회가 규정한 인간상을 넘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존재다.

니체가 말한 자기 극복은
완성된 인간이 되는 과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고
어제의 자신을 넘어서는 과정이다.

그래서 초월자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평생 자신을 창조해 가는 사람에 가깝다.

⠀ ⠀

우리는 왜 더 나은 삶을 원하면서도
끝내 타인이 만든 기준 안에서만 자신을 평가할까.

니체가 말한 초월은
비교 자체를 삶의 기준에서 내려놓는 일이다.

결국 삶의 방향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스스로 세운 가치에서 시작된다.

⠀ ⠀

❝자기 극복은 꾸준한 싸움이다.
내가 세운 신념으로 더 나은 내가 되어라.
그것이 바로 초월자다.❞


⠀ ⠀
《니체의 초월자》는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을 통해
삶을 긍정하는 방식을 차분히 들려준다.

한 챕터씩 읽으며 필사하기 매력적이고
난해한 철학을 부담 없이 가까이할 수 있다.

니체 특유의 치밀한 논증이나
역설같은 철학적 맥락을
정리된 메시지로 환원하기에
니체 철학의 입문서로 추천한다.

⠀ ⠀

가장 간단한 진리가
때로는 가장 깊은 방향을 제시한다.

《니체의 초월자》는
삶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좋은 철학 입문서는
언제나 답보다
더 어려운 질문을 남기나 보다.

❝이제,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살 때가 되지 않았는가.❞

⠀ ⠀

도서협찬 @heeeutbooks

#니체의초월자 #프리드리히니체 #김철번역 #히읏 #위버맨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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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초코빙수 - 지금여기 제철감각으로 살아가기
임애련 지음 / 이야기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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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오늘, 언젠가 그리워하게 될 그날들❞

⠀ ⠀

시절 인연처럼
자연스럽게 변화하며
성숙해지는 흐름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싶다.

❛제철감각❜이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왜 그 시절에만 가능한
찰나의 눈부신 감정이 떠올랐을까.

임애련 작가는 체절의 감각을
공간과 미각으로 환기하고
섬세한 그림과 사진으로
시각적인 미학까지 담아낸다.

⠀ ⠀

직접 시장을 걷고,
계절 음식을 기다리며,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평범한 하루를 오래 바라본다.

그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오일파스텔로 다시 그려낸다.

그렇게 ❛오늘을 사랑하는 태도❜는
삶을 대하는 하나의 철학이 된다.

⠀ ⠀

《여름엔 초코빙수》에는
열두 달의 계절 속에서 발견한
선물 같은 순간들이 담겨 있다.

달큰한 뭇국이 생각나는 겨울,
줄을 서서 먹던
서교동의 벚꽃빙수가 떠오르는 봄,
여름을 열어 주던 달콤쌉싸름한 초코빙수,
그리고 뉴욕에서의 가을과
가족 여행의 기억까지.

작가는 계절을 따라 흐르며
자신만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 ⠀

특히 뉴욕 한복판에서 만난
6월의 반딧불 이야기는 놀랍기만하다.

❝다들 반딧불을 보고 자랐다고? 정말이야?❞

바닷바람이 도시를 관통하기에
공기가 맑은 뉴욕은
꽤 오래전부터 반딧불이가 있었다고.

서울에도 언젠가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어스름 어둠이 내리는 6월의 저녁,
뉴욕에선 반딧불을 발견하기 쉬울 거에요.
꼭 찾으시길요!❞

⠀ ⠀

가장 빛나는 순간을 기록하며
기쁨을 느끼는 사람.

한 권은 소장하고,
한 권은 누군가에게 선물해 주면
계속 책을 낼 수 있어 감사하겠다는
작가의 솔직한 투정마저
이 책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 ⠀

❝지금, 여기,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먼 훗날 그리워하게 될 그 날,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아야겠다.❞

⠀ ⠀

《여름엔 초코빙수》는
제철의 감각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가장 따뜻하고 행복한 언어로
들려주는 에세이다.

⠀ ⠀

덧) 올여름,
초코빙수 한 그릇으로 어떠세요~


도서협찬 @yiyaginamu_@bagjeongrim21

#여름엔초코빙수 #임애련 #이야기나무 #그림에세이 #정림올제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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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와 연
청예 지음 / 래빗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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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감이 축복이 아니라
형벌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 ⠀

띠지부터 강렬한 청예 작가의 《주와 연》은
환생을 통한 복수라는
꽤나 강렬한 출발점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주와 연》은
환생을 소재로 한 복수극이 아니라
증오를 삶의 이유로 삼았던 한 인간이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는 증오와 사랑, 용서라는
감정의 원형을 통과하며
삶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 ⠀

오컬트라는 장르를 가장 영리하게
탐구하는 작가가 아닐까 싶을 만큼
초자연적인 설정은
단순한 장치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심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도구가 된다.

거침없이 전개되는 이야기와
작가 특유의 집요하고 몰입감 있는 문체는
서늘하면서도 팽팽한 긴장을 주며
기이하고 날선 분위기를 펼쳐낸다.

⠀ ⠀

이 작품의 독특한 점은
철저한 복수뒤에 따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지 않는 것이다.

증오를 삶의 중심으로 삼는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소모하는 것을 그저 지켜볼 뿐이다.

복수는 결국
상대를 파괴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을 잠식하는
하나의 집념이 된다.

⠀ ⠀

무크지에 실린 작가의 인터뷰가 떠오른다.

❝복수는 비우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행위.❞

증오로 채워진 삶은
끝내 자신을 가장 깊은 증오로 가두며
삶을 갉아먹게 되는 것이다.

⠀ ⠀

❝죽음은 중요하지 않고
그냥 살기만 한다고
의미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합니다.❞

⠀ ⠀

《주와 연》은 ❛죽음❜이 아닌
❛살아감❜을 집요하게 응시하는
강렬한 오컬트 심리소설이었다.

⠀ ⠀

도서제공 @rabbithole_book

#주와연 #청예 #래빗홀 #오컬트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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