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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예쁘다 - 육아의 블랙홀에 빠진 엄마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
김미나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원래 대구 사람이다.
날때부터 대구에서 나서 쭈~욱 대구에서 자랐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대구에서 살았다
직업군인인 신랑이 구미에서 근무를 했으나,
대구에서 구미로 출퇴근을 했다
그런데, 첫아이를 낳고, 내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신랑을 따라 구미로 가게 되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대구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살게 된 것이다.
대구에서 구미까지 얼마나 걸린다고... 하면 할말 없지만..
나한테는 엄청... 먼거리다.
거기다 구미에는 아는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
참 막막했다.
특히 아이가 아플때는 더욱...
친정엄마가 옆에 있었으면 쪼로로 뛰어가서 헬프미! 하고 외쳤을테지만..
나혼자 감당해야했다..
신랑도 다음날 출근을 핑계삼아.. 나에게 다 미루더라.. 나쁜사람..ㅠㅠ
그러다.. 또 둘째가 생기고..
신랑이 당직 근무를 설 때 마다 난 혼자서 두아이를 온전히 감당하고 재워야 했다.
그러다 보니.. 육체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감정기복이 들쑥날쑥..
자꾸 짜증내고 화내는 내모습에..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다 내려놓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였다.
참 위로가 필요한 시기에..
엄마는 예쁘다를 만나게 됐다.
나의 힐링 육아 서적.. 엄마는 예쁘다!
애들은 재웠수?
아이 재우는게.. 참 힘들다.
수면은 신생아가 능동태로 하는게 아니라 엄마에 의해 먹여지고 재워지는 철저한 수동태라는 말..
엄마라면 다들 공감할 말이다..
어찌 이런 표현을 생각했을까.. 감탄..또 감탄..!
아이를 겨우 재워 눕히면 아이는 눈을 화등잔만하게 뜬다.. 는걸 ...
교관이 마지막 피티체조 50회 실시합니다. 마지막 숫자는 외치지 않습니다. 라는 교관의 말에,
이것만 끝내면 집에 간다는 생각으로 미친듯이 체조를 한다.
하지만 마지막 50회째에 나도 모르게 우렁차게 오십!을 외처버린 기분이다. 라고 작가는 표현하는데..
정확하다.. 정말 이표현 그대로다..!
그다음 2차시도로 아이를 겨우 다시 재워 눕히고 아이 목뒤에 받친 팔을 뺴는 순간 아이가 다시 눈을 번쩍 뜬다..
정말 완전 내 얘기다..
나만 겪는 고통(?)이 아니라 모든 엄마들이 겪는 거였구나..
엄마도 자라고 있단다
소머즈 귀 67퍼센트
감정 기복 72퍼센트
역마살 56퍼센트..등등
참 와닿는 대목들이 많다.
특히 역마살..
밖에 나가고 싶어 환장하겠다..ㅋㅋ
신랑만 집에 오기를 목빠져라 기다리다.. 퇴근하고 오면 퍼뜩 밥먹이고 쉴틈없이 나는 나가자고 부추긴다..
신랑은 하루종일 밖에서 일하고 들어와 피곤하겠지만..
할 수 없다. 이놈의 역마살은..ㅋㅋ
오늘도 엄마로 살아낸 기록
「아기의 웃음을 보기 위해 엄마는 엉터리 노래에 더욱 힘을 싣고 아기띠를 메고 춤도 춘다.」
아기를 가지면 모두 작사 작곡을 하나보다..
나역시.. 아이 이름 넣어서 내멋대로 노래 만들어서 불러주며 아이 재워본 기억이 있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절대 부를수 없는...
말도 안되는 노래들..ㅋㅋㅋ
아이는 아침을 지나고 있다.
「나는 수면부족과 피로로 종종 남편과 다툰다.
작은일에도 짜증이나고 서운하게 느껴진다.
기어이 남편에게 화를 내고 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보, 앞으로 내가 화를 많이 내면 그냥 많이 힘드니? 라고 물어봐줘」
정말 내가 겪었던 상황과 똑!같!다!
완전 공감!!
진짜.. 사소한 일에도 서운하고 짜증나고.. 내 감정이 주체가 안될때가 있다.
버럭 하고나서 후회하고 사과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내가 또 감정조절이 안되서 화내거나 하면
"힘들지~ 잘 하고 있어.." 하며 안아달라고.. 토닥토닥해 달라고..
신랑에게 부탁했었다..
힘들지..? 그말 한마디에 힘들었던 마음이 녹아내린다.. 정말로..
봄은 힘이 세다
「신생아 때 손바닥 안에 내 손가락을 넣으면 '나는 당신이 필요해요'라고 웅변이라도 하듯
온 힘을 다해 내 손가락을 꽉 잡던 그 시간 역시 흘러갔다.
이제 잠잘 때의 아이는 그때처럼 내 손을 꼬옥 잡지 않는다.
앞으로는 더더욱 그렇겠지.」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갑자기 가슴이 울컥 한다..
지금은 나를 필요로 하지만.. 점점 내 도움이 필요없게 되는 날이 오겠지..
이걸 쓰면서도 또 울컥한다..
매일 새롭게 태어납니다.
휴지를 뜯어와 내 얼굴을 문지르며 "엄마, 울지 마. 뚝! 울지 마"라고 나를 달랜다.
큰아이의 위로에 조금씩 내 마음도 진정이 되었다.
정말 두아이를 키우는 일이, 또 집안일의 무게가 너무 힘들어 아이 앞에서 운적이 있다.
아이도 나와 함께 울다 나를 안아주며 토닥토닥 엄마 울지마~ 하는데..
그 말에, 그 토닥토닥에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아이가 엄마같고 내가 아이 같았다.. 꼭 그런 기분이 들었다..
너희의 손을 꼬옥 잡아주어야 할 때
「아직도 아이들로부터 도망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새삼스럽게도 그렇다.
첫아이를 낳고 친정에 머물었을 때 나는 참 많이 화장실에 갔었다.
아이를 보는 것이 힘들고 두렵고 버겁게 느껴져서 친정 부모님이 아이를 보고 있을 때
볼일 없이도 화장실에 들어가 앉아 있곤 했다.
마찬가지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둘째가 돌이 지난 지금도 유감스럽게도 솔직하게 그렇다.」
화장실.. 여긴.. 볼일보는 곳이 아니라 쉼터다 쉼터..
변기에 앉아 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노라면 어찌 그리 시간이 쏜쌀같이 지나가는지..
그래도 그 시간이 꿀맛이다..
잠깐 한숨을 돌리는 시간? 정도로 해두자.
그런데.. 이게 비단 나뿐만이 아니다.
우리 신랑도.. 휴대폰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뭘 하는지 한참 있다 나온다..
그도 나처럼 화장실에서 휴식을 취하나 보다..^^;;ㅋㅋ
하지만 난 신랑손에 들려진 폰을 뺐어버린다.
그럼 이내 신랑은 변기에 물을 내리고 나온다~
다들 그런가..?
책을 펴고 덮기까지..
책에 푹 빠져들었다.
구구절절 다 내 얘기같고.. 또 공감되고.. 또 짠하고..
보면서 계속 울컥울컥..ㅠㅠ
우리집 아이들도 은이 원이 인데..
또 두살 터울인것 까지 똑같아 읽으면서도 꼭 우리 이야기 같다 싶었다.
다만 우리 원이는 아들이라는거~ㅋㅋ
우리 딸아이는 늘 사랑이 부족해서.. 엄마 안아주세요~ 하는 아이이고,
아들은 아직 엄마 손길이 너무나 많이 필요한 아이이고..
나는 몸이 하나라.. 힘들때가 많다.
정말 놓고 싶을때가 많다.
얼마전 이사를 하게 되서 시댁에 아이들을 1박2일 맡긴적이 있다.
우린 아이들을 맡겨 놓고 집에 오는 길에 오랜만에 영화를 한편 봤다.
그것도 시간에 쫓겨 팝콘하나 살 시간도 없이 막 시작한 영화를 봤다.
연애할때는 영화관에 개봉하는 영화는 거의 다 볼 정도로 영화를 많이 봤었는데..
큰아이를 임신하고 부터... 단 한편의 영화도 보러 간 기억이 없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게 4년 만에 일이다..
오늘은 내 손에 아이의 손이 아닌 신랑의 손이..
그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어도 보고
영화를 보고 나와 주저리 주저리.. 아이 얘기가 아닌 영화에 대한 얘기를 했다..
연애하던 그 시절처럼..
그 시절이 그리울때가 많다.
이제는 어디 놀러를 가도.. 어깨에는 기저귀 가방이, 손에는 아이의 손이..내 눈은 아이에게..
경치는 잠깐이고.. 아이 쫓아다니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연애하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지만..
나는 지금 행복하다.
나를 보며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사람들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는..
나는 엄마다!
엄마는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