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미술관 - 그림이 먼저 알아차리는 24가지 감정 이야기
김병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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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연말, 크리스마스때 영화 <여행과 나날> GV상영 전 기다리며 건너 카페에서 독서를 했다.

이 책 <나를 만나는 미술관>의 저자는 의학박사이자 정신과의사로, 회화 작품 42여점을 중심으로 하여 자신이 느껴지는 감정과 함께 연결해서, 에세이적인 접근의 주관적인 미술 감상을 썼다. (조각은 자코메티 등이 있었던 것이 생각났고)

미술관으로 끝나는 제목의 많은 서적을 최근에 읽었지만 - 주로 미술교육가, 심리학자, 뇌과학자, 정신과전문의들이 쓴 것을 읽어봤는데 - 이 책은 어느 쪽을 펼쳐서 읽기 시작해도 좋을, 호흡이 다소 짧고 몰입이 잘되는 부담없는 길이의 꼭지들이었다. 또, 간혹 사례를 녹아내서 이 작가만의 특별한 이 부분이 좀더 유기적이고 분량이 많았다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그만큼 문외한이 아니면 애호가 정도라도 작품 감상에 대한 글들은 혹은 책들은 자주 나올 정도로 접근이 용이한 분야이기 때문에, 내면 치유의 영역으로 많이 써내려간다.

27여가지 였나
우울 정서를 설명할 때는 멜랑콜리아 등 전형적으로 다루는 감정-예술작품의 페어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애도, 순수, 미지 에 대한 꼭지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순수에는 개방성과 창의성을 토대로 많이 설명해 놓았고… 이 몇십가지 꼭지 중에 가장 와닿는, 책을 읽는 바로지금 이때의 나에게, 또 일반적으로 미술과 와닿는 개념이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울컥했다. 실제 경험을 가장 깊게 얘기해주셔서 그런 건지도. 또 이 작가의 작품을 미술관에서 보고 나도 끌려서 놀라면서 봤는데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미지 는 감정에 들어갈까나? 하여 조금 독특했는데, Mystery라고 밑에 영어 번역제가 있다. Uncertainty 에 더 가까운 의도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지만.. 아, 미국에서 심리치료를 배운 입장에서는 미스터리보다 Unknown - 실제로 이 맥락에서 사용하는 이 단어로의 번역이 적절한 것 같다. 이 소제목 꼭지들이 모두 감정은 아니고 정서를 포함하긴 했지만 심리학에서의 개념들을 설명하기도 한다. 자기애, 존중감 등 … 소제목들의 흐름의 구성이나 배치도 좋았다.

폴 세잔으로 시작하여 카라바찌오, 안젤름 키퍼 등
대부분 잘 알려진 명화 시각예술작가들, 그 말인즉 백인 남성 주류가 대부분이었고 아시아 쪽 미술가가(~계말고 국적) 딱 한명 있었다. 예를들어 조지아 오키프와 렘피카 정도도 여성예술가이지만 메인스트림에 분류되는 위상이 있고.. 동시대작가 중 흑인여성 딱 한명의 작품세계를 다루기도 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미술관이 있는 프랑스, 스페인, 덴마크 등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여행 갔던 것으로 추측되어, 보는 회화 작품들 포션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다음엔 동양, 한국 작품도 있다면 문화적으로 정서적으로 더욱 와닿는 치유여행이 될 것 같다. 아무튼, 기존에 아는 작품들과 새롭게 알게 된 작품들이 적절한 비율로 있었다.

책을 펼쳤을 때 종이질과 아름다운 도판들의 인쇄 상태는 좋았고.. 근데 가로로 넣었을때 여백이 많아(3분의 2정도가 버려짐) 돌려서 넣든지 조금 더 크게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약간 들었다. 또, 출처를 표기한 인덱스 중에 작품 제목이 전시 제목으로 되어있는 한 항목이 있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책표지가 매우 중요한데, 일본계 미국인이었나 현대-동시대작품을 실어준 것도 좋았던 점으로 꼽을 수 있다.

제주도에서 출판사대표님의 별장에서 글을 썼다고 하시던, 이 책으로 만났던 저자의 환자들에 대한 존중하는 임상가로서의 태도가 멋졌고, 감상자로서의 미술작품에 대한 태도가 일관적으로 비슷하여(client-centered, 1인칭적, 주관적, 현상학적) 괴리감 없이 잘 읽어나갈 수 있었다. 관람자가 주체가 되고, 내담자가 주체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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