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 반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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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없이 자연스럽게>는 황의진 연구자의 석사논문을 출판한 것 같다. 현재 인류학 박사과정 수료에 있는 저자는 본인이 자신의 사진을 찍기 싫어하는 것과는 달리 주변 여성들은 셀피를 일상적으로 자주 찍고 소셜미디어에 자주 올리는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책은 여성학과 사진학과 인류학을 세지점에서 잘 통합하고 버무린 느낌이 났다. 특히 이 주제를 다룰때 들 법한 참고도서들이 생각이 났는데 과연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라든가 발터 벤야민이라든가 수잔 손택이 (인용하느라) 과연 자주 보였다. 자료는 사례 인터뷰를 통한 것을 바탕으로 하는데, 오랜만에 질적연구를 봐서 대중서로도 나올 수 있는 특성이 엿보였다.

또한 흥미있게 전개한 부분은, 외국사료가 더 많으면 세계적인 추세에서 비교하며 볼 수 있었겠지만, 모던걸로 대표되는 일제강점기 이후의 우리나라 현상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여성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보여지고(관음되고) 기대되는 것에 탈피하고 해방되려하는 역사와 맞물려 주체화를 스스로 자기사진을 찍는 것으로 자기객관화가 된다.

90년대 후반에 하두리도 생기고 인터넷 발달과 맞물려 2000년에 로모(필름 카메라)이후로 첫 자기 디지털 카메라를 갖게 된 나는 이후 사진에 더욱 관심가지게 되었는데, 2001년에 폴더폰을 쓰면서 주변인들에게 곧 폰에 카메라 렌즈를 장착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기 카메라를 가지게 될 것 같다라고 말하고 다녔던 것이 스마트폰 캠으로 실제화 되었다.

이 책에는 물론 영상을 찍는 캠코더에 관한 부분이 다소 누락되어 있다. 그러나 사진 등 기계에 대한 개념은 남성에게 더 관대하게 열려있음을 동의한다. 2007년만 해도 할아버지가 주신 SLR 필름 니콘카메라를 들고 출사 찍으러 가니 젊은 남자가(나보다 1-2살 많은 또래 남성) 폼으로 들고 다니는 거 아니냐 라고 말해서 어이없고 당황스러워 기가찼다. 여자가 기계식 일안렌즈 무거운 수동카메라를 들고 해외에서 야외출사를 하는 것이 단지 패션 소품(악세사리)으로 여겨지게 되는 생각 저변에 어떠한 선입견이 내재되어 있나.

나도 셀피를 잘 찍는 편은 아니었고 풍경과 인물들을 찍곤 하였는데, 젊은 여성들의 셀카찍는 이 현상을 요즘 예술연구에서 유행하는 자기이론 과 결부한 것 같다. 게다가 최근에 본 <낸 골딘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과 유혈사태> 였나 그 영화와 맞는 접점이 많아서 흥미로워서 금방 술술 잘 읽혔다.

책의 중후반에 가면 불법촬영 등 성범죄에 관하여 언급한 챕터가 있어 좋았다. 미디어(사진과 영상 그리고 광고) 등에서 여성의 특성은 섹슈얼리티와 에로티시즘만 부각하여 성적대상화가 되어 포르노그래피, 디지털 성상품화의 결정체가 이루어진다. 화장실 샤워실 목욕탕 등 포함하여 공공장소에서 불법적 도둑 촬영을 하는 것은 외국에 비해 한국이 유별나게 많기도 하다.


[이 글은 도서만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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