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하는 미술관 - 내 삶을 어루만져준 12인의 예술가
송정희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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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하는 미술관>은 12인의 여성예술가(의 인생)를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프랑스문학과 영어교육학을 배우고 후에 전시기획을 하며 제주에서 갤러리스트이자 미술강의를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다루는 예술작품과 작가들은 프랑스 시각예술가들이 많았고 18세기후반과 19세기 초반의 화가들이 대부분이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동유럽 유고 출신의)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이 책의 작가리스트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데 가디언지 인터뷰를 많이 참조했다. 참고자료 중 국내도서 출처는 익히 알려진 개인사들이 많았고, 특히 저자는 천경자 에세이를 많이 읽었던 것이 눈에 띄었다. 서울시립미술관에 천경자관이 있는데 작품 촬영은 불가이지만 전시해설을 들으면 좋다. 판위량의 경우 논문을 참조하여 (내게 있어서는) 아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다. 그의 직업적, 성적, 국가적 차별을 겪은 디아스포라 인생. 마리기유민브누아의 흑인이 등장하는 작품에 관련한 (제국주의시대의 정당화나 당위적 태도) 논쟁적인 시각을 실은 것도 매우 유익했다. 다만 초반부에 두어 문장이 의잉 하고 물음표를 던지는 묘사가 있었는데,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세심한..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등이 읽다가 멈칫한 부분.

1. 조지아오키프 / 마리로랑생 / 천경자

2. 수잔발라동 / 까미유끌로델 / 키키드몽파르나스

3. 판위량 / 마리기유민브누아 / 프리다칼로

4. 루이스부르주아 / 케테콜비츠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매혹하는 미술관> 이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흐름이 자연스럽게 민중예술과 어머니로서의 생명을 주는 여성 그리고 전쟁 트라우마까지 확장되고 마지막은 고백예술, 치료예술이 된다. 현대미술(동시대미술)은 과정중심의 행위예술가 아브라모비치 뿐이지만 글만으로도 좌절과 고통이 전해져 울컥했다. 중간중간에 니체나 카뮈 등등의 글을 인용해 저자의 주관적 해석을 더하기도 하였다.

또 오키프의 작품 이미지 표지와 간지(검은색과 빨강)와 내지도 깔끔하면서도 무게있어 책의 만듦새를 고심한 흔적이 보였다. 금박으로 입힌 작가들의 이름은 존경과 경외를 보여주는 듯 했다. 뒷표지도 쓸데없이 추천사 안넣고 인용구나 저자의 의도를 박아넣어서 좋았다. 띠지가 있었나? 없었던 것 같다 홍보띠지 싫어하는데 없어서 그것도 좋음. 페미니즘 아트라고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않았지만, 내용이 당연히 시대에 따른 성역할이라든지 몸에 대한 탐구 연구 등 양성해방 등의 젠더아트로 엮었고, 더나아가 트젠 등 다양한 성 까지는 가지는 못했지만 자연스럽게(혹은 은밀하게 녹여낸) 여성의 주체적 목소리를 보여주고 느낄 수 있게 해준 책이어서 필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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