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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수업
오광조 지음 / 미문사 / 2018년 9월
평점 :

한줄평: 이 시대 부모와 자녀를 아해하기 위한 아빠학 교과서
지은이 소개
오광조
전북의대 졸업하고 같은 학교 의학박사 과정 수료
전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전임의 과정 후 전주에서 통증클리닉 개원하여 의료 활동 중이다.
현재 전주비전대 간호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육아맘, 워킹맘 엄마들은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아빠들은 수식어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엄마들이 육아의 대부분을 하고 있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아빠는 당연히 가장이고 돈을 벌어오고 가족의 안녕과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는 묵시적 합의 때문일 것이다.
보통의 아빠들이 엄마보다는 육아에 서툴고 많은 부분을 참여하고 있지는 않을지라도 아빠도 엄연한 한 아이의 부모이고 아이를 키우며 함께 기뻐하고 슬퍼할 수밖에 없다.
아빠도 아이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아이가 바르게 자라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통 육아에서 아빠들의 모습은 뒤로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요즘은 아빠들의 모습은 육아 뿐만이 아니고 거의 모든 곳에서 가려져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빠수업'을 보면서 나도 두 딸의 아빠로서 '맞아 나도 이런데'라는 공감이 자주 나왔다. 엄마처럼 따뜻하진 못할지라도, 가끔 아이보다 더 아이처럼 행동하고 싸우고 화내고 하면서도, 육아에 대해서 고민하고 아이가 자라며 보여주느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같이 즐거워하고 슬퍼하는 아빠도 부모이다.
113p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왜 돈을 벌어야 할까? 맛있는 것 먹으려. 폼 나는 옷 사려고. 새 차 사려고. 다 조금씩은 이유가 된다. 하지만 그가 돈을 버는 이유는 하나다. 가족들 먹여 살리려고 번다. 돈을 벌어야 생활비를 충당한다.
아이를 가지기 전에는 몰랐었다. 누구나 부모는 처음 해보는 것이니까! 이제 아이를 가져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정말 이 정도 일지는 상상도 못했다.
그렇게 아이가 생기고 기어 다니고 아장아장 걷고 어느덧 학교를 들어가면서 나는 정말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남자모드에서 아빠모드로 변해 있었다.
무엇을 하던 가족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와이프에게 전화해서는 '아이들은?'이라는 말부터 시작하고 회사를 옮기거나 그만둘 때도 '아이들은?'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런 얘기들을 다른 사람과 오래 나눠 본 적은 또 없는 것 같다.
'아빠수업' 책을 읽으며 아빠라는 의미와 위치 그리고 나의 모습에 대해서 오랫동안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인가?' 보다 '나는 아빠로써 잘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이 계속 다가왔다. 이 책이 아빠는 무엇을 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책은 그냥 한 아빠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자서전 같은 그냥 자신의 삶을 얘기하고 있다. 그냥 아는 사람이 '나는 이렇게 살았어'라는 자신의 삶을 말하고 있는 어찌 보면 단순하고 지루한 얘기들뿐이다. 그런데 이런 얘기들을 계속 읽다 보니 나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며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는데 신경을 쓰게 되었다.
내가 놓친 수많은 순간들, 함께 하면서도 충실하지 못했던 시간들,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들을 생각하며 반성을 하게 된다.
아직은 늦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한순간 한순간 아빠로써 집중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