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 호사카 유지
195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교 공학부 졸업 후,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부터 한일관계 연구를 위해 서울에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 체류 15년 만인 2003년 대한민국으로 귀화했다. 2011년 독도 공로상, 2013년 홍조근정 훈장, 2018년 독도평화대상 특별상 등을 받았다.
외교부 독도정책위원회 자문위원과 독립기념관 비상임이사, 동북아역사재단 자문위원, KBS 객원 해설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 경상북도 독도위원회 위원,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상임이사, 단국대학교 일본연구소 편집위원, 동아시아일본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 『대한민국 독도 교과서』, 『독도, 1500년의 역사』, 『일본의 위안부 문제 증거자료집 1』, 『대한민국 독도』, 『호사카 유지의 일본 뒤집기』,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등이 있다.
현재 세종대학교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책 소개
2019년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의 저자들 (이영훈 작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 안병직 명에교수)은 일본의 위안부, 강제징용, 독도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강제적인 노역은 없었으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얘기하고 있다. 또한 일제 강점기 한국이 땅과 식량을 수탈당했다는 한국사 교과서의 저술이 왜곡된 것이라 말하고 있다. 어떻게 한국인으로 이 땅에 발을 딛고 살고 있는 사람이 이런 망언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신칠일파'는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을 반박하는 내용의 책이다. 재미있는 것은 '신친일파'의 저자는 일본인으로 2003년 한국에 귀화한 사람이다.
일본 극우를 찬양하는 책을 쓴 사람은 한국인, 그에 대한 반박하는 책을 쓴 사람은 일본인이다. 이 또한 아이러니이다.
이 책을 네이버에서 찾아보니 네티즌 리뷰가 벌써 100개가 넘었다. 그리고 그 내용들은 하나같이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떤 사람은 '반일 종족주의'책을 사면 인세 나가는 것이 아까워 사서 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정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또 책을 낼 생각까지 할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생각하면 할수록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런 '신친일파'의 책이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말로만 나쁘고 잘못된 것이라고 해도 말은 전파력에 있어 한계가 있고 나 혼자만의 목소리가 될 수 있다. 그것을 정리해서 책으로 만들거나 명문화하여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로 필요한 것이고,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이었다.
책 속에서
제1부 강제징용 문제에서 드러난 '노예근성'
정말 웃기지도 않는 얘기이다. 이우연은 '조선인들이 자발적으로 일본으로 갔다', '임금차별은 없었다', '식사 등의 차별은 없었다'라고 얘기한다. 자기들이 뭘 안다고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지 화가 나기만 한다.
'1913년 고베유신일보가 미이케탄광의 죄수 노동에 대해 보도했다. 이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갱내에서의 노동을 매우 괴롭게 느낀 죄수들이 자해하면서까지 작업을 쉬었고, 극한 노동을 견딜 수 없었던 죄수들의 자살이 증가해 미이케 집치감에서는 죄수들에게 허리끈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42p
》 이렇게 일본 신문에서도 인정하고 기사화한 것이 있는데 어떻게 '자발적'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는지,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건지 모르겠다. 아니면 혹시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책을 쓴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1944년 11월 기준, 미이케탄광으로 연행된 조선인 전체 인원 약 9,000명 중에서 38% 정도인 3,459명만이 남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7p
》 그렇다면 나머지 약 60%, 6,500명은 어떻게 된 것인가? 자발적으로 건너가 차별이 없는 곳에서 6,500명은 왜 아직도 건너오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제2부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최전선 성노예 제도
이영훈의 주장을 정리해보면 일본 정부나 일본군은 '위안부'를 강제연행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고, 강제연행을 했다 하더라도 그 책임은 모두 업자들에게 있으며, 대다수의 '위안부'들은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시작한 원래부터 매춘부였던 여성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주장은 일본의 우파와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 그리고 일본 놀리를 따르는 소위 '신친일파'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똑같다.
이처럼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세 가지 논리는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사실 인식에 문제가 있거나, 고의로 왜곡하는 그릇된 자세에서부터 시작된다. 일본군 '위안부'제도는 조선의 기생제와 공창제의 연장선상에서 생긴 제도가 아니라, 여성들을 취업 사기와 납치 등으로 강제연행해 '위안부'로 만든 새로운 제도였다.
그리고 조선 빈곤층의 가부장적 권위자인 아버지가 딸을 기생집으로 팔았고, 그 연장선상에서 딸들이 '위안부'가 되었다는 논리도 일부의 이야기를 전체인 것처럼 확대해석한 결과다. '위안부'가 된 여성 중에 학교 선생님 등 빈곤층이 아닌 사람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와 같은 사실에 대해서 그들은 명쾌하게 설명을 못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여성들을 모집한 업자들에게 강제연행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업자들을 선정하여 그들에게 여성들의 모집뿐만 아니라 전쟁터에서의 군 위안소 경영까지 맡긴 것이 일본 정부와 일본군이라는 사실을 고의적으로 누락한 논리에 불과하다. 결국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이나 일본 우파는 '위안부'강제연행을 부정하기 위한 결함투성이의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131p
》 어떻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상에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늘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책으로 쓴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위안부'를 자발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런 말을 하고도 한국에서 살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런 사람들이 국가를 판 매국노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책을 읽고
읽는 내내 화가 났다.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은 제정신이 아니거나, 사주를 받았을 것이다. 만약 사주를 받았다면 도대체 얼마나 받았을까? 그런 물질적인 보상이 전 국민을 등 돌리고, 역사의 한 부분,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부분까지도 부정할 만큼의 대단한 보상을 받았을까?
얼마큼의 보상이 이런 거짓 사실을 말하는데 충분할까?
그 어느 만큼의 금액도 충분할 수 없다. 이런 거짓 사실을 말하는 것이 국가를 파는 매국노랑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고, 분노가 차올랐다.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고 그 세계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그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면 조심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자유라는 것의 한계선은 항상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그 기본에 있어야 하는 것이 배려이고 겸손이다. '반일 종족주의'를 쓴 이유가 어떤 이유에서건 그 책이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고 아픔을 준다면 개인을 위해 한 그 어떠한 행동도 그 책임 면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어떤 이유가 있다고 할지라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