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들의 세상
혜영.Kim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표지에 좀 특이한 부분이 많다.

표지의 좌측 상단에 '자기계발서'라고 쓰여 있다. 이런 책은 처음 본다. 사서를 위한 배려일까?

저자 이름은 한글과 영어를 섞어 '혜영.Kim'이라고 써놨다. 우리나라 성씨가 아닌가? 미국 사람인가? 그리고는 책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다. 시작부터 조금은 이상한 느낌이 감돌았다. 좋다 혹은 나쁘다를 떠나 익숙하지 않음이다.

중간에 각 장의 표지에 보면 꼭지 제목과 장제목이 가꾸로 배열되어 있다. 이런 왜 이렇게 한 건지 아직도 알 수 없다. 이전 그 모든 책과는 분명 다른데 도대체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이해할 수가 없다.

저자 소개 : 혜영.Kim

‘책’이라는 존재 자체를 좋아하고 ‘독서’라는 두뇌기술 세계를 정말 사랑하는 저자는 현재 독서기반연구소의 소장이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어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대학의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마음에 날개가 돋아나 22년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일했던 곳을 떠나서 자유로운 세상으로 향했다. 바람이 부는 대로 강물이 흐르는 대로 평온한 마음으로 시간을 따라가며, 지난날 무거웠던 의무감의 삶을 찬찬히 되돌아보았다.

책을 이루는 글과 그림의 조화로움을 창조하는 길을 오랫동안 갈망하였다. 직업적으로 이론을 담은 책들만 집필했으니, 마음속 깊이 꿈틀대는 ‘새로운 창조’에 대한 기다림이 하늘 구름처럼 커져 갔다. 언제나 끝없이 꿈이 솟아나 날아오르는 상념의 시간을 꾹꾹 누르면서 현실에서 수더분하게 견디다가, 비로소 결심의 때가 되어 『콩들의 세상』 책을 내어놓았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자유로운 영혼의 콩들이 완성해가는 세상에 동참한다.

저서로 독서지도론, 독서지도방법론, 논술지도론, 논술지도방법론, 한국어1, 한국어2, 한국어3, 한국어4, 글쓰기지도론, 유아독서지도론, 두뇌지식교육론 등이 있다. 독서기반연구소 오픈카페로 Daum에 핀독서기반센터를 운영한다.

책 소개

이 책에는 주인공들이 있다. 바로 콩들이다. 저자는 사람을 친근한 콩으로 설정했다. 순박한 콩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12가지 주제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철학을 얘기하고 있다. 마치 작은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삶 속에서 깨달아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우선 콩이라는 설정이 참 색달랐다. 커피콩, 완두콩, 땅콩, 솜콩, 메주콩, 이티콩 이렇게 6개의 콩들이 그들의 세상에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상의 얘기를 담았다. 단순하고 귀여운 콩의 모습을 통해서 삶도 그렇게 무거울 필요가 없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가볍게 여길 수 있으며, 행복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

책 속에서

모카에게 책은 지혜로운 구루이다. 고대 인도의 철학 경전 우파니샤드에 나오는 존경함의 이름 구르는 자아를 터득한 신성한 스승을 뜻한다. 지혜와 지식을 익혀서 온전히 전달하는 교육자이다. 모카는 인생의 길을 열어가는 마음으로부터 책의 역할을 수용한다. 책에서 영적인 지도를 받아 삶의 목적과 의미를 깊이 통찰한다. 어떤 삶도 쉬운 길은 없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제대로 나아갈 삶을 위해 책을 아낌없이 구루로 칭하며 따라간다. 83p

》이렇게 어려운 이야기도 콩이라는 소재를 빌려서 얘기를 하니 듣기 거북함 없이 귀엽게 들려왔다. 이런 느낌은 이전에 동물농장에서도 비슷하게 들었는데, 일단 소재를 쉽게 가지고 가면, 어려운 내용을 설명할 때도 소재의 여파로 좀 더 쉽게 들이고 가볍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이런 이야기를 인도의 수련가가 했다면 훨씬 어렵게 들렸을 것이다. 동일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다르게 들릴 수 있나 보다.

어린왕자도 사실 상당히 어렵고 심오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어린이들이 읽어도 재미있게 읽히는 동화로 여겨지는 이유는 그 설정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설정은 가볍게 하면서 내용은 심오한 내용을 담는 것, 그것이 정말 고수가 아닐까 싶다.

모카는 세모의 어깨를 토닥인다. 고도의 과학이라도 현실적인 기준에 마음이 쏠리면 빛나는 세계를 알기가 힘들어. 생각하는 과정은 하나의 띠로 이루어져 있어서 마음이 안정되면 관찰하고 싶은 세계가 보이게 돼. 보이는 생각의 한계는 항상 과학적인 사고에 머문다. 세모는 공감을 잘하는 기질이다. 모카의 세계관을 받아들이려고 더욱 숙고한다. 퍼플처럼 우주로 나아가서 진정한 임팩트를 맞이하는 열망을 간직하고 싶은 꿈도 가지고 있다. 205p

책을 읽고

특이한 설정과, 특이한 캐릭터의 느낌이 좋았다. 중간중간에 있는 귀여운 콩의 삽화들도 좋았다.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콩에 대입해서 설명하려는 의도는 참 좋았다. 근데 재미가 없다. 삶은 단순한 거라고 얘기하는 것 같기는 한데 어려운 이야기를 조금은 쉽게 쓰려고 한 노력은 보이는데, 그 내용들이 어떤 자극을 주지도 않고, 모르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도 아니고 인생에 대한 혜안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철학이 있어야 하고, 콩들은 이런 철학들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아는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감동도 없고, 새로움도 없고, 재미도 없다.

철학으로 갈 거면 철학 이야기를 그저 설명하는데 그치지 말고, 은유나 삶의 적용으로 해서 귀여운 콩의 생활을 보며 철학적인 부분을 깨닫게 했으면 어떨까? 그저 콩이 나와서 철학 얘기를 해주는 내용은 콩이 있을 뿐이지 콩을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콩이 사람을 대신해서 철학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에 진하지 않는다.

"겨울날 땅콩 살구의 맛에서 미를 빚는

떡잎이 나무가 되려면 성숙한 뜻이 필요하다." 219p

이런 문장들의 의미는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솔직히 좀 많이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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