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내 생각이 맞다고 설득하는 기술 메이트북스 클래식 16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강현규 엮음, 김현희 옮김 / 메이트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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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말빨로 승부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별로 대화나누고 싶지 않은 상대인데도 잘잘못을 가리거나 사과를 받아내거나 하기 위해서 등 말이다. 관련된 책을 봤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보기 전에 철학자 쇼펜하우가 이런 책을 낸 게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의아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내가 쇼펜하우어에 대해 모르는 게 많고 그가 쓴 책에 대해서도 자세히 아는 게 없어서 단순한 잠언을 저자의 생각을 더해서 담은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아니더라도 그런 책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을 볼까말까 망설임이 있었다. 그렇지만 저자의 덧붙임 글이 있더라도 나름대로 볼만한 내용이 아닐까 해서 이 책을 보았다.


책은 저자의 번역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 독자가 원문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게 달라지곤 한다. 그래서 같은 원문을 다룬 책을 두고 번역자가 다른 책을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쇼펜하우어의 설득과 관련된 다른 책을 같이 살펴보았다.


이 책의 특징은 쇼펜하우어가 말한 38가지 설득술마다 독자 스스로 느낀 점을 해당 책에 적어보라는 공란이 있다. 나 같은 경우 글씨를 그렇게 잘 쓰는 타입도 아니고 생각이 그 때그때 달라지기도 해서 공란이 있는 게 그렇게 반갑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집에 책이 많은 터라 어떤 부류의 책이든지 간에 책이 될 수 있으면 부피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한 페이지를 남겨두는 공란은 내 개인적으로 좀 그랬다. 그렇지만 책을 좀 봤다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지 않고, 저자의 글이라면 무조건 100% 신봉하고 추종하는 지적허세 헛똑똑이(?)들도 생성되고 있기에 이런 빈 페이지 공란을 남겨두는 건 의도가 나쁘지 않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마다 이런 구성방식은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의도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설득술이기 때문에 찬반토론이나 말빨 생각빨을 길러주기 위해서 나름대로 괜찮은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칼만 안 들었을 뿐 피튀기는 칼질을 하는 것처럼, 쇼펜하우어의 설득술은 참 날카롭고 전장에 선 것처럼 매정하게 느껴지는 설득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자기가 불리할 때 화제를 바꾸라는 내용이 있는데, 상종하기 싫은 인간이 자기가 불리할 때 그렇게 화제를 돌린 게 생각난다. 평소 책 보는 걸 꺼리는 인간인데 본능적으로 익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생각할수록 나만 열받으니까 좋은 생각 좋은 사람을 가까이 하자는 생각이 든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쇼펜하우어가 쓴 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이 날카롭고 치열하게 느껴지는 설득화법을 극한 상황에 써먹는데 어느 정도 도움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았고, 제 나름대로 솔직하게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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