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에는 스마트폰 같은 게 없어서 신문에 나온 낱말 퍼즐을 풀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랜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부족한 어휘력도 조금씩 생긴 것 같기도 하다. 요즘 같이 스마트폰에 노출된 초등생인 경우, 낱말 퍼즐 같은 건 어쩌면 무료해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낱말퍼즐 같은 풀이를 하다보면, 살짝 인내심을 갖고 머리를 굴리게 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런 시간은 필요하다고 본다.
더욱이 요즘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공책보다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 노출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머리를 더 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일수록 감정과 사고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걸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 때에 낱말 퍼즐과 같은 책들은 도움되는 책이라고 본다.
이 책은 초등생 위주로 구성된 책이다. 베이직북스에서 나온 가로세로 낱말퍼즐 초등생 시리즈는 초급,중급,고급 3단계로 나뉜다. 내가 초등 조카의 어휘력+두뇌발달을 위해서 보게 된 책은 고급단계이다. “에이! 초등생용인데 해봤자 쉽겠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꼭 그렇지 않다. 조카 대신에 성인인 내가 먼저 베타테스터 마냥 이 책이 낱말퍼즐 수준이 어떠한지 눈팅으로 테스트해봤는데 일부는 어렵게 느껴진 부분도 있었다. 괜히 처음부터 고급편을 살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도 별 탈없이 풀긴 풀었다.
처음부터 초등조카에게 어려운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다. 조카가 처음에는 어려워할 수도 있겠지만, 조카에게는 지고 싶지 않은 오기라는 게 있기에, 그걸 좀 슬슬 자극하다보면 열받아서 풀려고 할 것 같다.
초등교과과정이라고 하지만, 남녀노소 풀어봐도 무방할 것 같다. 틀려도 그만 맞아도 그만, 맞으면 아무래도 성취감 같은 게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이 책에 나온 한 부분을 눈팅으로만 풀면서 왠지 모를 성취감을 느꼈는데, 어른이라 하더라도 풀다보면 재밌을 것 같다.
인터넷서점에 나온 책 겉표지만 보면, 스프링철이 안 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받아보면 스프링철된 책이다. 그래서 책을 180도 이상 쫙 펼칠 수도 있어서 좋다.
내 개인적으로 제안하고 싶은 건 정답이 책 뒷부분에 있는데, 단순하게 정답을 한글로만 쓰지 말고, 한자어로 된 단어일 경우 한자도 같이 한글과 같이 병기해주고, 한자의 음뜻도 같이 표기해준다면, 어휘력 향상에 더 도움주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하면 정답의 쪽수는 그만큼 늘어나게 되겠지만, 어휘력 향상에도 영향 끼칠 수도 있으니 학부모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서 책이 더 잘 팔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뭐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결과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내가 이 낱말퍼즐 책을 만든다면 나 같으면 내가 제안한 식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이 책 이름처럼 아무래도 초등교과에 나오는 단어를 중심으로 낱말을 만들었다고 하니까, 초등생 조카가 초등 교과서를 보고서 책 내용을 스스로 이해하는데 도움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카가 공부하다가 혹여나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물어보곤 하는데, 자기 스스로 이 책에 나온 퍼즐을 풀다보면 그만큼 어휘력이 늘어서 다른 교과서를 보더라도 책에 나온 문장에 대한 이해는 그만큼 빠를 것으로 추측된다. 사실 조카가 책보다는 게임에 더 푹 빠진 터라 이 책을 살필까 말까 고민되기도 했고, 별 기대도 안 했다. 그러다가 내가 먼저 눈팅으로 풀다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었다. 진작 볼 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치매예방에도 도움될 것 같고, 여하튼 남녀노소한테 낱말퍼즐 시리즈 추천한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았고, 제 나름대로 솔직하게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