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말 - 지행 33훈과 생각이 녹아있는 천금의 어록
민윤기 엮음 / 스타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개인적으로 보고 싶었던 책이다. 사실 나는 뉴스 사회분야에서 삼성과 이건희 회장이 자주 등장하여 부정적 인식이 강한 편이었다. 나는 이건희 회장이 쓴 자전적 에세이나 TV나 언론에 한 번쯤 나왔던 다른 사람들의 에세이는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내 시각에서는 결국 자기 미화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내 시각에서는 TV에서 자주 보인 사람들이 쓴 에세이는 사람들에게 희망보다는 자기포장과 권세를 누리고 싶은 수단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내가 이런 시각을 갖게 만든 건 내가 아니라 불신을 자초한 그들이다. 나는 믿어줬지만 그들은 언제나 뒤통수를 쳤다. 사회생활하면서 슬픈 게 있다면 누군가를 불신하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도 있었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볼 수 있는 만큼 본다고 공부하면서 시야가 넓어짐에 따라서 대기업을 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생기긴 했다.  내가 다양한 책들을 두루 살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고, 이건희 회장이 쓴 에세이가 있다는 것도 몰랐지만, 지난 달에 운명하셨다는 뉴스와 함께 이건희 회장의 일화들도 같이 나오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니 결코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세상에는 위인들도 많고 위인들이 말한 명언들도 많다. 여러 일화로 살펴본 내 판단상 이건희 회장은 매우 비범한 사람이었고, 회장이 업적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 그런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매체를 살펴보고 싶었다.


 어떤 사람의 말과 행동과 결과는 모두 100% 일치하지 않고, 자신의 야욕을 달성하기 위해서 귀 속에 달콤한 말들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정의로운 척하며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만약 그 사람의 말과 행동과 결과가 어느 정도 일치한다면 그 사람의 생각을 살펴볼 수 있겠다.


 살아가면서 개인의 인생도 좋게 바꾸기 힘든 마당에 세계일류기업으로 만든 이건의 회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내 인생 자기계발용으로 괜찮을 것 같았는데 마침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어록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볼만했다.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 뒷부분에 이건희 회장 일화에 대해 나와 있는데, 내가 봤을 때는 그 분량이 좀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건 독자마다 다르다고 본다.


 운명하셨다는 뉴스와 함께 뜬 뉴스에는 다양한 일화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거기에는 어려서부터 전자제품에 관심이 있어서 직접 분해해보고, 자동차도 뜯어보고 공부하고 그러하셨다는 일화도 있었다. 내가 본 뉴스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영화에도 참 많은 관심을 보여서 영화감독 스필버그를 만났다는 일화도 있었다. 내 판단상 이건희 회장은 통찰력이 꽤 뛰어났는데 어쩌면 이건희 회장은 영화를 보면서 어떤 영감을 얻게 되고,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기업운영하는데 반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봤을 때 이건희 회장은 천재다. 그런데 단순하게 하늘에서 내렸다고만 하기보다는 노력하는 사람이었고, 이 책에 나온 이런 명언들도 천부적 재능으로 나온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과 일화를 보면 내성적인 성격으로 추측해볼 수 있고, 젊었을 때부터 노년까지 찍힌 사진을 보면 카메라를 뚜렷하게 응시한 사진보다는 카메라의 시선을 피하는 사진들이 많다. 내성적인 사람들도 충분히 사회생활 할 수 있고 높은 지위에 오를 수도 있고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이왕 부록으로 일화를 남긴 김에 내가 봤던 이런 일화들도 같이 더 많이 넣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겉표지를 보면 노년의 모습이 찍힌 사진인데, 책을 받아보니 사진이 나온 종이는 겉표지라고 하기보다는 띠지다. 사진이 있는 띠지를 빼면 파란색 겉표지가 보인다. 이건희 회장이 찍힌 사진 을 검색해보면 젊었을 때 깃발을 흔드는 사진도 있고, 벽시계가 5개인가 있고 책상 여기저기 놓은 책들이 있는 집무실에서 잠시 쉬고 있는 그런 사진도 있다. 내 입장에서는 그런 사진이 기운 차고 기업을 운영하는데 힘쓰셨던 모습으로 비춰지기에 괜찮아 보이는데....이건 뭐 책 띠지에 사진을 올리는데 나름대로 어떤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2쇄본이 나온다면 그 때는 그런 사진으로 구성하면 어떠할까 한다. 이 책에 나온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하는데 있어서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내 시각에서는 그렇다.


책 내용은 삼성이라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나왔던 말들이지만, 책내용을 살펴보면 인생에 있어서 교훈과 경계할 것을 가르치는 <잠언>인 경우가 적지 않다. 회사운영에 관한 내용들도 더러 있다. 왜 우리 일터에는 인재가 없는지 왜 이직이 심하고 사람들이 자주 바뀌는지 스스로 점검해볼 수 있고, 만약 창업을 하게 되더라도 살펴보면 좋을 내용들이다.


내 개인적으로는 책이름을 <이건희의 말>보다는 <이건희 어록>이라고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하는데 뭐 나름대로 고민이 많이 있었을 듯 하다. 말이나 어록이나 가리키는 건 그 말이 그 말이겠지만, 좀 책 내용은 꽤 괜찮은데 살짝 가벼운 느낌이랄까 그렇다. 뭐 생각이나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지만 책내용과 구성은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편이다. 나는 이건희 회장 어록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파트별로 분류하고 구성하는데 고생했을 듯 하다.


내가 봤을 때 이건희 회장은 한국에서 보기 드문 혁신가였고, 막대한 부를 축적했더라도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 줄 아는 자선가였고,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할 줄 아는 뛰어난 선견지명자,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으로 피폐해진 한국경제와 한국인들의 자긍심을 드높인 최고 경제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22세기에도 한국이 존재한다면 20~21세기 위인으로 뽑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개인적으로 사탕발림이나 하는 그런 말들을 해온 사람들의 책들은 별로 안 좋아한다. 리더가 몸소 보여주지 않은 말들과 행동은 거의 신뢰가 안 간다. 리더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참 피곤하고 힘든 위치다. 그런데 이 책은 마음에 든다. 내 팔자에도 혁신가의 기질이 일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여하튼 이 책은 내가 간직한 책인 철학자 니체, 에릭호퍼에 이은 세 번째 ‘잠언집’이다. 겉과 속이 다르고 증명해보이지 않은 사람이 내뱉은 말 모음 책은 나에게 있어서는 ‘사기템’이다. 나는 이번에 또 다른 잠언집을 득템했다. 사람이 태어나서 완벽에 이를 수 없고 뉴스에서 말들도 많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단순 인테리어 장식용 보관이 아니라, 간간히 보면서 나 자신을 살펴보는 기회로 삼는데 좋을 것 같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았고, 제 나름대로 솔직하게 쓴 주관적인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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