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향수 - 걸작의 캔버스에 아로새긴 향기들
노인호 지음 / 아멜리에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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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명화와 향수의 만남이 신기하고 새로웠어요.

시각과 후각이 서로 만나 명화가 전달하는 감정과 향기가 전달하는 기억을 감상할 수 있는 책이에요.

명화에 어울리는 향기는 어떤 향기일까? 어떤 향수가 그 명화의 느낌을 담아냈을까? 너무나 궁금했어요.

바쁘고 고단했던 미국 생활에 뉴욕 현대미술관에 들렀는데 '모네의 방'에서 <수련>이라는 대작을 보다 그림에서 맑고 투명한 초록 내음 향기가 느껴졌다고 해요.

대학 시절 화장품학을 전공한 작가는 수련과 아쿠아 향료의 향이 떠오르면서 순간 예술은 시각을 넘어 감각 전체를 깨우는 존재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해요.

가끔 그림 감상을 하면서 그림과 소리가 결합한 것은 보았지만 아직 그림과 향기의 만남을 접해보지 못해서 이런 경험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책에서 각 그림에서 소개한 향기들 중 몇 가지 작품의 향기 샘플이 들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책을 읽으며 작가 하나하나의 그림에 소개된 향기들이 너무나 궁금해졌어요.

작가의 소개와 작품의 뒷배경 이야기, 작가의 그림을 바라보는 생각이 담겨있어 재미있어요.

그림 하나하나마다 사연이 있고 그림 속에 담겨있는 숨은 뜻을 알아가게 될 때마다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짐을 알 수 있어요.

이 그림과 어울리는 향은 무얼까하고 뒷장을 넘기는 재미가 있어요.

향수에 베이스가 되는 재료 설명도 흥미롭고 그 재료를 가지고 만든 향수의 이름과 브랜드, 배경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줘요.

정말 아쉬운 건 소개된 향들을 맡아보지 못한다는 거예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림이지만 그림 속 배경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재미있어요.

그림 속 여인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기록에 따르면 페르메이르의 하녀였을 거라고 추측한다고 해요. 소녀가 살짝 입술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은밀한 유혹을 의미했다고 해요.

그림에 담긴 스토리를 후각화해 소개된 머스크는 사향이라고도 불리는데 사향노루의 향낭에서 풍기는 향이 암컷을 유혹한다고 해요.

머스크는 향이 금방 날아가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해서 향수들의 잔향을 결정짓는 베이스 노트에 쓰인다고 해요.


클로드 모네의 작품 <수련> 대작은 한 번쯤 보고 싶은 작품이에요.

대형 작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떤 생각이 날지 궁금해져요.

수련 향과 아쿠아 향을 블렌딩해 사람들에게 시향 해보도록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해요.

물 위에 떠 있는 수련 꽃향기와 여름 하늘이 만나 물 위에 비추면 너무나 예쁠 것 같아요.

수원에 방화수류정 풍경이 생각나요. 수련 향과 상쾌한 아쿠아 향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매화꽃은 봤지만 향은 잘 몰라서 매화 향이 어떤지 참 궁금해져요.

조희룡의 매화 작품이 있는 곳에는 매화 향이 은은하게 퍼졌으면 좋겠어요.


존 싱어 사전트라는 작가의 <마담 X>는 아름다운 여인의 초상이지만 슬픈 사연이 있는 그림이에요.

파리 사교계 유명 인사였던 그녀가 존 싱어 사전트의 초상화로 천박하고 외설적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파리 상류사회에서 영원히 퇴출당했다고 해요. 우아한 그림이라 생각했는데 숨겨진 뒷이야기를 들으니 참 쓸쓸해 보이는 그림이에요.

정원에서 두 아이가 등불을 켜는 모습이 예쁜 <카네이션, 백합, 백합, 장미>라는 작품과 <칼 메이어 부인과 그녀의 자녀들>은 화려하고 섬세한 반면 집시의 플라멩코 춤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엘 할레오>는 역동적인 모습과 동작에서 나오는 섬세한 표현이 너무나 근사한 작품이에요.

이 작품들을 표현한 향은 밤의 여왕, 고혹적인 향기 재스민이에요.

전 세계에 300여 종의 재스민이 있지만 2개의 품종만이 향수에 쓰인다고 해요.

재스민 차를 좋아하는데 재스민이 주는 은은한 향이 참 좋아요. <마담 X>와 소녀들, 플라멩코 춤을 추는 집시, 칼 메이어 부인에게 어울리는 향 같아요.


루소의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꿈>은 루소가 젊었을 때 사귀었던 애인의 꿈 이야기를 묘사한 것이라고 해요.

루소는 <꿈>을 그릴 때 50가지가 넘는 녹색 계열 색채를 사용했다고 해요.

그에 그림에서 풀 내음이 떠오르는데 신선한 로즈메리 향에 상큼한 라임 향을 가미해 향수를 만든다고 해요.

엉뚱하고 재미난 루소의 그림에 잘 어울리는 향으로 시슬리의 '오 드 깡빠뉴'를 소개해 주었는데 한 번 맡아보고 루소의 그림을 감상해 보고 싶어요.


미술관에 앉아 작가의 멋진 작품과 해설을 듣고 그림의 매력에 흠뻑 빠져 그림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명화가 감정의 열쇠라면 향수는 기억의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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