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발견
박영수 지음 / 사람in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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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들이 난무하는 요즘, 우리에 좋은말 예쁜말들이 사라져가는걸 보면 넘 안타깝다.

박영수 테마역사문화연구원 원장이 쓴 <우리말의 발견>을 읽으면서 우리말에 이리 예쁜 표현들이 있었다니 새삼 놀랍고 뿌듯했다.

이 책은 정감가고 쓸모있는 표현들을 날씨, 풍경, 음식, 식욕, 심정, 기억, 성질, 품성, 인체, 외모, 움직임, 행위, 말, 입, 상태, 생김새, 모양, 냄새, 소리, 곳, 자리, 시간, 거리, 물체를 나타낸 말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들이 너무나 많음에 놀랐다. 내가 아는 단어가 나오면 나 이 단어 아는데 하면서 즐거웠다.

우리가 알고 있던 단어가 아! 이런 뜻이 였구나도 알게 되었다.

햇볕이 뜬 날 비가 오면 참 신기하다 생각하면서 "여우비가 오네. 오늘 여우 시집가고 호랑이 장가가나보다." 하고 아이들에게 말해주곤 했는데 유래가 있었다.

꾀 많은 여우가 산에서 주인 행세하고 싶어 호랑이를 유혹했다. 햇살 좋은 날 혼례식을 올렸는데, 평소 여우를 짝사랑하던 구름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눈물은 비가 되어 땅에 내렸고, 비 맞은 여우가 하늘을 쳐다보자 구름은 애써 미소를 지으며 화창한 날씨로 행복을 빌어주었다고 한다. 이런 재미난 사연이 있었다니 아이들에게 여우비가 오는날 이야기해줘야겠다.



이 책에서는 우리말을 그냥 해석만 한것이 아니라, 우리말이 쓰인 책에 예문을 제시해주어 더 맛깔나고 실감이 난다.

우리말을 이렇게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작가들이 너무나 부럽고 멋지다.

이 책에 예제로 나온 책들을 읽어보는 재미도 있을것 같다.

띠앗 : 형제나 자매 사이에 서로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을 이르는 우리말이다.

우리 둥이들도 띠앗이 좋은 자매로 잘 자랐으면 좋겠다.



'뽀로로'라는 말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 어린이 대통령 뽀로로가 나오다니.

어린아이의 종종걸음을 묘사한 의태어인데 우리말이였다니 놀랍고 너무나 예쁜 표현이다.



열매나 꽃 따위가 한데 잘게 모여 달린 덩어리를 '송아리'라고 한다.

'송이'라는 표현은 많이 보았지만, 여러 송이가 한데 모인 덩이를 '송아리'라고 표현하는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봄에 활짝 핀 벚꽃 송이들이 한데 모여 마치 꽃등을 달아 놓은 것처럼 보였는데 그 모인 덩이를 '벚꽃송아리'라고 표현했으면 좋았을것 같다.



'새물내'라는 단어가 나와 넘 반가웠다.

내가 요즘 좋아하는 우리말이다. 빨래하여 이제 막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를 말하는데 우리 딸둥이들은 외할머니 옷에서 나는 새물내를 너무나 좋아한다. 외할머니 냄새라며 어찌나 좋아하는지. '새물내'라는 우리말이 참 좋다.



산책길을 걷다 하얀새가 날새를 쫙 펴고 물을 튕기며 날아오르는 모습이 참 멋있는데,

큰 새가 가볍게 날개를 치며 날아오르는 소리를 '푸릉푸릉'이라고 한단다.

앞으로 큰 새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 '푸릉푸릉'나는 모습이 멋있다고 아이들에게 표현해봐야겠다.

작은 새가 가볍게 날개를 치며 날아오르는 소리는 '호르르' 참 예쁘다.

일상에서 새들을 보면 꼭 표현해봐야겠다.



어린이 그림 동화책 제목에 '깜냥'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어떤 일을 헤아려 스스로 해낼 만한 능력'이라는 뜻에 '깜냥'도 좋아하는 말이다.

'꼴찌'의 반의어는 '으뜸'. '꼴등'의 반의어는 한자어로 '일등', 우리말로는 '꽃등'이라고 한다. '꽃등'이라는 표현 좋은것 같다.

오이, 참외, 가지 등에서 맨 처음 열린 열매를 '꽃다지'라고 하는데 우리말은 예쁜말이 참 많은것 같다.



요리책이나 요리프로그램을 보면 '소금 한꼬집 넣어주세요'라고 말하는데 참 애매한 표현이다.

'꼬집'을 대신할 수 있는 말이 '자밤'이라고 한다. 자밤은 나물이나 양념을 손가락 끝으로 집을 만한 분량을 세는 단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꼬집'이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대신할 수 있는 말은 없을까 늘 궁금했는데 '자밤'이라는 말을 알았으니 앞으로는 '꼬집'대신 '자밤'이라 해야겠다.

'갑질'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나오는데 갑질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떠세'라고 한다.

'떠세'는 재물이나 힘 따위를 내세워 젠체하고 억지를 쓰는 짓을 가리키는데 '갑질'보다는 '떠세'라고 표현해야겠다.





사교성이라는 단어보다 좀 더 폭이 넓은 말로 '너울가지'가 있다. 남게 쉽게 잘 사귀는 솜씨. 너울가지가 좋은 사람이 부럽다.



매무시, 매무새, 맵시 다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 의미가 다르다.

옷 입을 때 옷차림이 어떠한지 살피는 일은 매무시, 옷을 매만져서 입고 난 뒤의 모양새를 매무새.

매무시가 제대로 되어 매무새가 보기 좋게 된 결과물이 맵시.

비슷한 듯 다른 뜻을 지닌 어휘들을 상황에 맞게 잘 사용해야겠다.



<우리말의 발견>을 보면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어휘 중에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우리말이 있다.

'꼬집' 보다는 '자밤'으로 '갑질'보다는 '떠세'로 사용해보려 한다.

예쁜말 고운말을 일상어 중에서 한 두 단어라도 사용해 보려고 노력해야겠다.

곁에 두고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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