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어휘력 (양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의 어휘력 양장 리커버 표지가 참 예쁘다.

하얀 원의 투명 홀로그램이 꼭 예쁜 씨앗이 날라다니는것 같다.

앤의서재 인스타에서 보니

노란색 둥근 모양은 '말'을 만들어내는 근원인 인간의 뇌와 심장을 연상시키고,

그곳에서 생성된 말에 품격을 더하여 어른의 어휘력을 갖추면 꽃처럼 활짝 피어나게 될 거란 바람을 초록색 꽃잎 모양에 담았다고 한다.

책표지에 담긴 뜻이 참 예쁘다.

삶. 사람. 사랑 이 닮은 꼴 어휘들이 저를 일으켜 세워 당신을 만났습니다.

반갑고, 소중합니다.

이 문구를 보며 나도 이 책을 알게되어 반갑고 소중했다.



어휘력은 공부하는 아이들에게만 필요한게 아니다.

아이들에게 어휘력을 기르기 위해 책 많이 읽고, 모르는 단어는 앞 뒤 내용을 살펴 유추해 보고, 사전을 찾아보라고 얘기하지만

어른인 나는 정작 어휘력을 기르기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어휘력은 '가슴 속.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들'을 최대한 근접하게 접근해서 시원하게 풀어내기 위한 도구라고 말한다.

어휘력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휘를 마음대로 부리어 쓸 수 있는 능력'이라고 풀이하는데 그러려면 낱말을 양적으로 '많이' 아는 것이 필요하긴 해도 낱말에 대해 '잘' 알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여기서 '잘'이란 다른 낱말과 함께 배치했을 때 의미나 어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섬세하게 파악한다는 뜻이다. -여는글에서-

대화할 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그것에 맞는 언어로 표현하고 싶은데 맞는 언어를 찾지 못할때가 많다.

정확한 어휘를 구사해서 말할 수 없다는 것은 나에 어휘력이 부족한 것임을 알았다.

"고속도로에서 돈 받든 데 있잖아. 근데 사람이 없는 거야. 차에다 뭐 달면 거기서 요금 빼간다던데 그걸 안 달아가지고 못내고 지나버렸어."

-> "톨게이트에서 하이패스 전용차로로 들어서는 바람에 통행료를 정산하지 못하고 통과해버렸어. 내 차에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거든."

책에 나온 예문을 보면서 나도 위에 예문처럼 표현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보았다.

큰소리로 또박또박 아래 문장을 읽어보며 연습했다. 나도 아이들에게 말할 때 딱 맞는 어휘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많은 개수의 낱말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알고 있는 낱말을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맞춤한 낱말을 몰라 곁가지 문장으로 서술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거기에 알맞은 어휘가 소개되어 있다.

한꺼번에 많이 먹고 과식했다라는 표현을 '소나기밥'이라고 표현한다. 갑자기 많이 먹는 밥.

무엇을 찾으려고 이것저것을 되는 대로 마구 더듬다. 커다란 가방에서 물건을 찾을 때 헤집는 모양을 '걸터듬다'라고 표현하기.

손톱이 박힌 자리 주변에 살갗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몰랐는데 '손거스러미'라고 한단다. 이 표현을 알게되어 좋다.

신발 구겨신는거 정말 싫어하는데 아이들에게 '지르신지 마라'라고 말해줘야겠다.

로퍼처럼 막혀 발등을 덮고 있는 뒤는 슬리퍼처럼 뒤축 없이 터져 있는 신발은 내가 잘 신지 않아 어떻게 표현할지 몰랐는데 '블로퍼'라 한단다. 일상에서 사용해야겠다.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는 '발샅',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는 '손샅', 샅이 두 번 겹치면 '샅샅이'

양장본의 중간 윗부분에 가는 끈이 박혀 있는데 이 끈의 명칭은 '보람줄'이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보람은 '어떤 일을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 자랑스러움 인데 또 다른 뜻이 있다.

'보람하다'는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어버리지 않으려 표를 해둔다는 뜻이라고 한다.

<어른의 어휘력> 양장본 책에도 초록색의 보람줄이 있다. 궁금했던 어휘를 알게되니 넘 기쁘다.

빨래하여 이제 막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를 우리말로 '새물내'라고 한단다. 참 예쁜 말이다.

나도 빨래하고 난 후 옷에서 냄새를 맡을 때 '새물내 좋다'라고 표현해봐야 겠다.



사물에 쓰는 말과 사람에 하는 말을 구분하라

'몸값'이라는 어휘는 작가 뿐만 아니라 나도 불편하다. 몸값이라는 말이 영 껄그럽고 사람에게 쓰는 표현으로는 맞지 않다.

사람의 실력과 잠재력에 매기는 가치를 몸값이라는 어휘로 표현하지 말고 '트레이드 머니', '이적료'라고 표현해야겠다.

'거치적거리다', '걸리적대다'도 사람에게 하면 모욕을 줄 수 있는 말이라고 한다.

말은 인격이다. 고사성어나 전문용어, 어휘를 많이 안다고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갖췄다 할 수 없다. 그건 그냥 유식하고 교양 있는 거다.

인격은 기본적인 어휘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상대에게 어떠한 의도로 쓰는지에서 극적으로 드러난다. -99페이지-

'사람에 대한 존중'은 내가 옳다고 느끼면 옳은 것이라는 식으로 서로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상대주의가 아니라 절대적 가치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우선에 두는 것이 인격이며 인격은 타고 나는 게 아니라 - 타고 나는 것은 인성이다 - 배움과 습관을 통해 갖출 수 있다. ...

모르거나 잘못 아는데 올바로 알려 하지 않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102페이지-

사람을 평가하면서 세를 과시하는 어휘를 쓰지 않도록 조심하자. 인간의 도구화를 피할 길 없는 세상이라지만 이것만 지켜도 영혼을 다치는 사람들이 한결 줄어들 것이다. -104페이지-

사람은 자신이 타인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존재이길 바란다. '내가 네 덕분에 기쁘다'는 내용을 가진 말이야말로 최고의 칭찬이라고 말한다. 너 때문에라는 말은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말이라 쓰지 않는게 좋다. '덕분에 기쁘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야겠다.

누군가의 오늘을 보고 함부로 내일을 예측하지 말자. 고작 한두 개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못된 습관이다.

쉽게 하는 말은 쉽게 타인의 영혼을 짓누른다. 과정에 공감하고 노력에 감동하는 말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프로메테우스의 불처럼 듣는 이의 영혼을 환하게 밝혀 새로운 세상을 살 수 있게 해준다. 누구도 남의 인생에 대해 평가할 권리가 없다. 서로를 축하하고 축복할 구실을 찾자고 말한다.

아이들이 하는 모습에서 나도 함부로 평가하고 단정지을 때가 많다. 내가 쉽게 내뱉은 말에 아이는 상처를 입는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공감하고 노력에 칭찬하는 말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어휘력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승자독식의 어휘'나 '지시대명사'를 최대한 쓰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한다. 일정한 뜻을 전달할 때 같은 어휘만 줄곧 쓰는 경향이 있는데 비슷한 뜻을 가진 다양한 어휘를 활용하면 말과 글의 맛이 살아난다고 한다.

적확한 어휘를 찾아서 제자리에 찾아 넣도록 하기,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뭉뚱그려서 표현하지 않기'라고 한다. 이것은 어휘력을 늘리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책에 나온 어휘에 뜻풀이도 좋았다.

평소에 알고 있는 어휘지만 사전적 의미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 이렇게 사용되는구나 알 수 있었다.

어른의 어휘력이란 소통과 공감, 인격, 사람에 대한 존중이다.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